무릎딱지- 샤를로트 문드리크

딱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떨어져.

by 이연화

《 무릎딱지 》
샤를로트 문드리크 저자(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이경혜 번역 / 한울림어린이 ( 2020년 05월) 발행


* 무릎딱지 뒤표지 *


‘지우고 싶지만 지을 수 없는 기억들’

기억들을 품고 살아가기를 선택했다. 그래야 내가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평범하게, 덤덤하게, 소소하게 일상을 기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병원 안 공용책꽂이를 살펴보다 익숙한 그림책을 보게 되었다. 빨간색 표지에 무릎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 바로 『무릎딱지』 그림책이었다. 아이가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을 겪게 되면서 느끼는 감정변화와 극복의 과정이 담겨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죽음과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끄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걱정 마, 아빠. 내가 아빠를 잘 돌봐 줄게!"


자신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아빠를 돌봐 줘야 한다고 다짐하는 아이. 하지만 자꾸만 집에서 엄마의 냄새와 흔적들이 사라진다. 아이는 엄마의 기억과 흔적들이 사라지지 않게 창문들을 꼭꼭 닫는다.


자신보다 어른인 아빠를 돌봐야 한다는 아이의 말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릎에 상처가 생기고 나서 아이는 엄마의 속삭이는 목소리를 느끼게 된다. 아이는 상처의 딱지를 떼며 엄마를 느끼며 아픔을 달랬다. 상처로 다른 상처가 덮을 수는 있지만 흉터만 남을 뿐이다.


"여기, 쏙 들어간 데 있지? 엄마는 바로 여기에 있어.

엄마는 절대로 여길 떠나지 않아."


아이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난 후 아이는 더 이상 상처를 뜯지 않게 된다.


나도 아이와 같은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다.

절대 잊어버리고 싶었지만, 절대 잊을 수 없었던 그때의 아픔을 기억하려 오히려 나는 상처 위에 생긴 딱지를 다시 뜯고 뜯으며 피를 냈다. 어찌 보면 자학의 행동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괴롭히던 사람들, 나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움츠려 들고 나 자신을 지켜내지 못한 감정을 자학을 하며 달랬던 것 같다. 상처가 덧나고 곪으면서 그대로 무릎에 남아있다. 없어지지 않는 훈장의 흔적(?)이라 해야 될까.


엄마의 죽음을 겪으며 아이는 엄마를 느끼고 싶어

무릎딱지를 뜯었다면, 나는 나 스스로를 부정하고 괴롭히는 방법으로 무릎딱지를 떼어냈다.


이 책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 건!

나의 자책과 후회의 눈물이었다.

아이들을 양육하며 살아왔던 나. 아이들이 전부였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 여겼다.

잘못된 인연으로 인해 가정은 풍비박산이 되고,

아이들도 피해를 봐야 했다. 난 죽음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던 그때의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죽었다면 나는 편하겠지만 아이들은 어떠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그때의 나를 지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들도 다 제자리를 찾았고, 나도 조금씩 회복하며 전보다 단단해진 마음과 정신을 얻게 되었다. 그림책을 들여다보면서 기억 속에 아파하는 나를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


시간이 지나면 딱지는 저절로 떨어진다.

흔적이 남을 수도, 흔적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흔적 속에서도 나를 찾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삶이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 한다.



#딱지 #죽음 #상처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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