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비친 나
《거울 속으로》
이수지 저자/비룡소 · 2009년 12월 21일
이수지 작가의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경계의 모호함, 진짜 나와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을 담았다.
한동안 거울을 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거울 속의 비친 나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했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푸석하고 메마른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웃어보았지만 웃는 미소도 부자연스러웠다.
그 뒤로 내 모습이 비치는 것은 피하며 다녔다.
집에만 틀어박혀 병원과 집을 오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어느 날 문득 딸아이가 말했다.
"엄마! 옛날 웃음이 돌아왔네." 하며 미소를 보냈다.
뭐지?
"엄마가?"
"응. 거울 봐봐."
망설이는 나에게 괜찮다며 거울 앞으로 이끌었다.
"엄마, 준비됐어?"
심호흡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손 뗄게. 천천히 눈 뜨고 봐봐."
긴장된 마음으로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거울 속으로 조금씩 내 모습이 보였다.
밑에서부터 가슴까지는 그래도 덜 긴장되었다.
하지만 목부터는 주춤했다.
"엄마, 괜찮아." 하며 어깨를 잡고 토닥였다.
천천히 시선을 위로 올려보았다.
목- 턱 - 입술 - 인중 - 코 - 눈 - 이마 - 정수리까지
천천히 바라보았다.
눈물이 터져 나왔다. 생기 없고 초췌했던 얼굴과는
달리 통통해진 볼살과 핑크빛이 도는 볼, 멍했던 눈동자에도 생기가 느껴졌다. '다행이다.'
얼마나 노력했던가. 얼마나 되찾고 싶었던 웃음이었나.
'조금씩 상처가 회복되어 왔구나.'
거울 속의 비친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 고맙다. 잘 버텨줘서."
그때 비로소 자책하던 나를 보듬어줄 수 있었다.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 주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감사했다. 지금은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한다. 반갑게 웃으며...
그림책을 만나 상처를 치유해 온 노력과 시간이
나를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거울 속의 아이처럼 서로 존중하고 의지하면서
즐겁게 춤을 추듯이 말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내게 찾아와 준 그림책이었다. 그림책 속을 탐험하다 보면 마음이
가는 문장, 그림, 등장인물들을 통해 내면의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내게 다가와 준 그림책이
나를 다시 일으켜 주었다. 세상 밖으로 한 발 내딛는 용기와 응원도 해준다.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다. 하루를 보내는 일도 버겁고 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도 다 힘들고 외롭게 하루를 견디며 살아간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란 걸 주위를 둘러보고 잘 살펴보면 누군가 나를 지지해 주고 응원해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외톨이 같았던 나를,
무서운 시선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던 나를.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준 것처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거울 앞에 당당하게 서서 외쳐본다.
"이연화. 넌 정말 멋져.
당당하게 나아가자.
주늑들지 말고, 나답게 보내자."
오늘도 거울 앞에 당당히 서서 나만의 주문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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