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 안데르센

풍족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행복했다.

by 이연화

《성냥팔이 소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저자(글) · 원은주 번역
/ 더클래식


초등학생 시절 텔레비전에서 본 세계명작동화는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준 만화영화였다.

주말마다 한 편씩 방송되어 그 시간만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도 그 시간만큼은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파랑새, 행복한 왕자, 파트라슈, 하이디, 소공녀 세라...

언제 읽어도 재밌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을 양육하며 다시 읽게 되었을 때의 느낌은 달랐다.

무엇보다 《성냥팔이 소녀》는 충격을 주었다.


추위에 떨며 성냥 하나에 기대어 행복을 꿈꾸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팔지 못한 성냥을 켜고 추위를 달래는 소녀의 죽음은 기억했던 것도 달랐다.

추웠지만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천사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은 행복함과 거리가 먼 결말이었다. 지금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지치고 삶이 버거웠을까, 가엽고 안쓰러웠다.

동화이지만 성인이 되고, 엄마로 읽었을 때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만들었다는 안데르센 작가의 그 당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으면 세월이 지날수록 인상 깊은 구절과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 같다.


"성냥 사세요."

부모의 입장이서도, 아이의 입장으로 읽었을 때도

참으로 슬픈 이야기였다. 세계명작동화는 지금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서로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성냥팔이 소녀를 보며 가난한 형편에서도 그래도 나는 행복한 거라고 느껴졌다. 좋은 부모님한테서 태어난 것이 감사했다. 폭력적인 아빠, 무력한 엄마는 아니었으니까...


성냥팔이 소녀는 나에게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힘든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생각을 품게 해 주었다.

집안이 어려워 공부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

외롭게 사시는 어르신들,

부모에게 버림받고 방황하는 아이들

모두가 돌봄과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년마다 크리스마스 구세군이 거리에 나타난다.

빨간통과 종소리를 울리며

"불우한 이웃을 도웁시다."

아이들과 나는 다달이 조금씩 모아둔 돈을 빨간통에 넣는 걸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작은 돈이지만 또 누군가의 정성이 모여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니 한해를 행복하게 뜻깊게 보내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도 뿌듯함과 행복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형편이 어렵다 보니 도움을 받았었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나도 경제적으로 조금 나아지면 도와야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았다.

뭔가 아쉬움을 남긴 채 해를 넘기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용돈을 모으듯 조금씩 저금통에 모아 나눔을 시작했다. 아이들도 작은 성의를 보태며 온 가족이 해마다 저금통을 뜯고, 기록하고, 구세군통에 넣는다.

쓰임이 있길 바라면서...


성냥팔이 소녀는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왜 나누어야 하는지를 왜 도와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너는 행복한 거야." 작은 행복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작은 마음들이 모여 커다란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걸 성냥팔이 소녀가 깨닫게 해 주었다.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나눔 #행복 #기쁨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