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르와 남편, 묵묵히 세상을 지켜내는 사람들
“가장 소중한 일은 종종 가장 눈에 띄지 않는다.”
– 제임스 배리
가스파르라는 청소부의 하루를 담은 그림책이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환경미화원의 수고로움을 그려낸다.
해가 뜨기 전, 빵 한 조각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쓰레기 수거 트럭에 오르는 가스파르. 출근길 교통이 붐비기 전, 정해진 동선을 따라 분주히 움직이며 요일마다 달라지는 쓰레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수거해야 한다.
트럭 한 대에 실리는 쓰레기는 무려 3톤.
궂은 날씨에도 멈출 수 없고, 하루에도 수천 번 허리를 굽혔다 펴야 한다. 크고 작은, 깨끗하고 더러운 모든 쓰레기를 수거하고 나면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해진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이 ‘깨끗함’은 사실 누군가의 묵묵한 노동 위에 세워져 있다.
가스파르의 모습을 보며 나는 남편을 떠올렸다.
남편은 병원에서 나온 의료폐기물을 운반하는 일을 한다. 시간에 쫓기듯 병원을 돌며 수거하고, 회사로 돌아와 5톤 차량에 다시 옮겨 싣는다. 일이 고되고 위험해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지만, 남편은 가족을 위해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
몸이 힘들고 고단한데도 퇴근 후 집안일까지 도와주는 남편을 보면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가스파르에게서 남편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묵묵히 애쓰며 누군가의 일상을 지켜주는 모습. 깨끗한 거리를 지켜내는 환경미화원처럼, 남편도 우리 가족의 삶을 조용히 지켜내고 있었다.
녹초가 되어 잠든 남편을 바라보면 마음이 짠하다. 그 옆에서 이불을 덮어주며, 고맙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조용히 건네본다. 나는 바란다. 남편도 잠깐의 시간 속에서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 뒤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묵묵한 수고가 있다. 비단 청소부들만이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세상을 위해 묵묵히 애쓰는 분들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멀리서나마 그 수고에 고마움을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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