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자란 아이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by 이연화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이룬다.” – 노자

일상 속에서 마음이 지칠 때 우리에게는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작은 공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카페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책방일 수 있다. 나에게 그 공간은 바로 산책길이다.

어릴 적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온종일 탐험하는 것을 좋아했다. 때로는 쐐기에 쏘여 팔이 퉁퉁 붓기도 했고, 벌집을 잘못 건드려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모험 같아 두근거렸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은 매일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다. 산딸기, 으름, 산머루가 간식이 되어주었고, 수박, 참외, 토마토, 오이가 허기를 채워주기도 했다. 방학 숙제로 나뭇잎을 채집해 전과 책 사이에 꾹 눌러 말려 제출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렇게 만든 압화가 과학 숙제로 상을 받았을 때, 자연은 놀이이자 배움이었다.

그 시절 나는 언제든 마음이 답답하면 숨어들 수 있는 작은 아지트를 가지고 있었다. 화가 나거나 울적할 때 혼자 들어가 마음을 달래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지금은 산책길이 그 아지트가 되었다. 걸음을 옮기며 자연을 바라보다 보면 어린 시절처럼 다시 호기심이 차오르고 마음은 조금씩 가벼워진다.

산책은 단순히 걷는 행위가 아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자 잊고 있던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린 시절의 자연이 나를 키워주었다면, 지금의 산책은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되어준다. 일상 속 작은 습관이지만, 삶을 건강하게 빛나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불안이 찾아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