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이 데려온 작은 행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시계를 확인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업이 오전 10시에 시작인데
시계는 9시 4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숨 가쁘게 택시 앱을 켰다.
당황한 손끝이 엉뚱한 버튼을 눌러 앱이 리셋돼버렸다.
그 바람에 마음까지 덜컥 내려앉았다.
위치를 정하고, 택시를 호출했다. 다행히도 5분 뒤 도착하는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택시를 타 안전벨트를 맨 후 호흡을 가다듬었다.
창밖을 바라보는데, 도로가에 나무들이 알록달록하게 물들어 있었다.
"와! 단풍 예쁘다. 꼭 드라이브하는 느낌이어 좋은데."
혼잣말이었는데도 택시기사님이 듣고 "감성적이시네요."라 말했다.
택시기사님은 학창 시절 경주 수학여행이 생각난다고,
첫 손님이 기분 좋게 해 주셔서 오늘 하루가 잘 풀릴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인사를 건네며 택시에서 내렸다.
왠지 마음이 뿌듯해졌다.
강의실로 향하는 계단을 헐레벌떡 올라가면서
문득 학창 시절 매점에서 수다 떨다 수업종이 치면 친구들과 웃으며 뛰어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쩌면 아침의 단풍 진 거리와 택시기사님의 말이
그리운 추억을 소환해 준 건 같았다.
늦잠으로 시작된 하루지만,
그 늦잠이 나에게 작은 선물을 건넸다.
단풍잎 색처럼 다채롭고 부드러운 기억,
마음 한편에 스며드는 여유.
아침이 하루의 분위기를 결정한다지만
때로는 잠깐의 여유가 하루 전체를 따뜻하게 바꿔놓기도 한다.
마음이 여유롭다는 건,
몸도 삶도 행복해질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잠깐의 여유가 우리 마음을 살아나게 해 준다. 하루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다. 작은 여유에서 찾아온 따뜻함이 오히려 하루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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