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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여서 좋다.

엄마! 배고파

by 이연화

전화벨이 울렸다.

딸의 전화였다.

알바를 마치고 집에 오는 중이라 했다.

"엄마! 배고파"

"어디쯤이야?"

"15분 정도면 집도착 "

"뭐 준비해 줄까?"

"삼겹살 있어?"

"어. 삼겹살 맛있게 구워놓을게 조심히 와"

"응. 오케이"

전화를 끊자마자 밥솥에 밥을 안쳤다.

뚝배기에 쌀뜨물을 붓고 가스레인지불을 켰다.

냉장고를 열었다.

야채칸에서 양파, 두부, 호박을 꺼내고,

엄마가 보내준 된장도 꺼냈다.

뚝배기의 된장을 풀고 끊기 시작했을 때

썰어둔 호박과 양파, 두부를 넣고 끓였다.


압력밥솥의 불을 줄이고

냉동실에 삼겹살을 꺼냈다.


딸아이 오기 5분 전!

다 끊여진 된장찌개를 식탁 중앙에 놓았다.

그다음 삼겹살을 펜에 올렸다.


방에 있던 첫째와 막내도 삼겹살 냄새를 맡고

거실로 모였다.


"엄마! 나도 먹을래"

"그럼, 숟가락이랑 준비해 줄래"

"알겠어"

첫째는 반찬통을 꺼내 접시에 담았다.


고소한 밥냄새, 구수한 된장찌개, 삼겹살까지

차려질 때쯤 딸이 문을 열었다.


"와! 맛있는 냄새"


부랴부랴 손을 씻고 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다.


엄지 척!

이 맛에 산다.


막내가 한쌈 싸서 입에 넣어주었다.

"음! 싸주니 더 맛있는데"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

엄마라는 자리는

어느 것보다 행복감을 안겨준다.


엄마여서 좋다.

너희들이 엄마 자식이어서 좋다.



#음식 #엄마 #엄마자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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