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을 하려면 정말로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어려운 선택으로 우리나라에 온 분에게 투자한 적이 있다.
A사장님은 세계 발명왕 대회에서 몇 차례 수상했다. 그 뛰어난 기술로, 일본 업체가 독점하던 소형(핸드폰용) 마이크를, 소재부터 직접 개발했다. 정말 국산화했다. 그분을 별 기대 없이 연구소장으로 모셔왔던 B사는 완전 대박이 났다. 글로벌 메이커에도 납품하고, 코스닥 상장을 한창 진행하던 때, 자신이 개발한 성과를 B사 사장님만 가져간다고 누군가 부추겼다. A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C사를 창업했다.
B사로서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그분 없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한편으로는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으로 A 사장님을 고소했다. C사는 한동안 영업을 못했다. 어찌어찌 시작하기는 했지만, 두 회 사간, 두 사장님 간 민. 형사적 분쟁은 끝이 없었다. 한국에선 의지할 데 없던 A사장님한테 가정도 마련해 주셨던 형제 같던 두 분은 차마 들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비즈니스에서 한쪽에선 치열하게 경쟁해도, 서로 암묵적인 선을 지킨다. 그런 채널이 전혀 없는 두 회사를, 핸드폰 메이커는 교묘히 경쟁시켰다. 세계 최고의 부품을 가격을 후려쳐 공급받았다. “부정경쟁”으로 만든 부품을 사용한 완성품 업체도 소송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건데, 절대 갑에게는 그런 게 의미 없었다.
법적 분쟁이 있으면 상장할 수 없었던 당시, B사는 IPO는 엄두도 못 냈다. 순이익이 날리 없던 C사는 투자유치도 쉽지 않았다. 시장을 선점한 B사, 기술을 주도하는 C사, 많은 투자자들이 문을 두드리다 돌아섰다. 두 분은 "절대로" 지기 싫었다. 상처받은 자존심은 상대방을 굴복시켜 만회하고 싶어 했다. 서로 배상을 요구하고, 합의를 거부했다. 두 회사는, 몇 년 뒤 막다른 골목에서 아무 조건 없이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어떤 영광도 없었다. 그 좋았던 시절이 다시 올리 없고, 싸우는 동안 제3의 경쟁사들이 자리 잡았다. 무모한 경쟁은 쓸모없어진 재고와 부실자산만 듬뿍 남겼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물정 모르는 A사장님을 좀 잘 보듬었으면,, 좀 더 이야기했다면,, 아쉽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윈윈 할 수 있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 주었는데 말이다... 용기만큼, 내 안의 자존심을 스스로 달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했다.
지금도 사내에서, 사외에서, 크고 작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다. 부부의 자존심 싸움에 애들만 상처받는다. 어지럽고 힘들 땐, 귀를 열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때로는 훈수 꾼들이 수를 더 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