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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Jul 01. 2018

73. 못믿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진 않는다.

그림출처 : http://www.realfoods.co.kr/view.php?ud=20170329000792&ret=section


한국에서도 구글, 페이스북이 나와서 세상을 혁신하고, 외화도 벌고, 일자리도 늘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작년, 올해 벤처조합에 정부 출자 사업 규모도 크다. 선정하는 운용사도 투자 단계별, 형태별로 다양하다. 창투사 최소 자본금 규모도 줄었다. 마이크로VC, 엑셀러레이터, LLC, 창투사, 신기술금융사도 많이 생겼다. 다 투자가 활발히 되는 방향이다. 


벤처조합 운용인력에 대한 관심도 높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줄여서 VC, “심사역”이다. 투자회사에서 투자업무를 하면 심사역이다. 얼마를, 몇 건을, 어느 기간 동안 투자해야 심사역인지 그런 기준이 없다. 현재 심사역이 몇 명인지 짐작만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데 갑갑하다 느끼시는 분,  

창업해서 심사역 만나보니 아쉽고 서러웠던 분, 

컨설팅, 변호사, 회계사 업무에 이제 투자집행까지 확대하고 싶은 분. 

많은 분들이 심사역에 관심을 가진다.  


후배들이 찾아와 묻는다. 어떻게 하면 심사역이 될 수 있는지, 어느 투자회사에서 채용하고 있는지, 소개해줄 수 있는지. 일단 벤처캐피털 협회가 진행하는 전문가 양성과정에 참가하라고 한다. 그리고 물어본다. 왜 이쪽에 관심을 가지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대답은 대충 이렇다. "거금을 뻥뻥 투자하는 경험이 좋아 보인다. 자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투자해서 성과급도 많이 받고 싶다.” 


수익 관점에서만 보자. 좋은 인사이트가 있으면 본인이 직접 투자하면 된다. 결과도 자기 책임이다. 수익과 손실도 자기 몫이다. 간단하다. 그런데도 투자회사의 심사역이 되려는 이유는 뭘까? 크게 두 가지다. 투자할 할 돈이 없거나 부족하다. 아니면 아직은 부족하니 경험을 쌓고 싶다, 남의 돈으로. 


심사역은 타인자본을 운용하는 대리인이다. 그래서 간단하지 않다. 결과는 물론이고 과정도 책임져야 한다. 사실 심사역이 부담하는 책임은 한계가 있다. 제일 큰 피해 당사자는 출자자들이다. 그래서 타인자본을 굴리려면 수익도 수익이고 신뢰성이 더 중요하다. 고양이한테 애초부터 생선을 맡기기 않는다.  


벤처투자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은 모험투자다. 그렇다고 실패가 당연하지는 않다. 결과는 아쉬워도 과정만큼은 인정받아야 한다. 한건 한건 최선을 다하고, 그리고도 어쩔 수 없는 실패는 수용된다. 그래서 투자회사에는 심사역들이 지켜야 할 규정이 많다. 투자위험을 줄이는 규정도 있고, 신뢰성을 인정받는 절차도 있다. 곳곳에 신호등이다. 잘 가다 브레이크가 걸리고 앞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그사이 변수가 생기고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심사역은 그런 규정과 절차가 왜 생겼을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다. 


요즘은 투자도 속도경쟁이다.  투자회사도 불필요한 신호등도 줄이고 신호체계도 개선해 빠르게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마치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것처럼 혼자 바로 결정할 수 있다고 심사역이 말한다면 설레발이다. 창업자분들도 그런 오두방정을 너무 믿지 마시길.. 낭패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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