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달면 조심. 약은 쓰다

by 고병철
이미지출처:초긍정 아줌마 http://new119.tistory.com/25

심사역을 하며 만나게 된 사장님들, 똑같은 사장님은 없다. 다들 독특하신데, 유달리 특이하신 분이 기억난다. 둥그란 얼굴, 이목구비는 다 큼직큼직하고, 허리까지 길러서 뒤로 묶은 헤어스타일. 늘 개량한복. 언뜻 보면 도인이나 무인 같다.


형편상 공고를 나왔다. 고학으로 회계사가 되고, 프로그래밍을 배워 ERP도 혼자 만드셨다. "올해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고,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하이에나”, “카리스마(칼 있으마)” 제품명도 남달랐다. 직원 채용 원칙은 “선착순”. 일본전산(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과도 비교될 만하다.


시장을 꽉 잡고 있는 D사와 맞짱을 원했다. ( D사는 지금도 1위다.)


때는 왔다. 이름바 ‘3만 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


정부가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사업. 3만 여 중소기업가 ERP를 도입했다. ERP는 한번 깔면, 바꾸기 어렵다. 또 매년 유지보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ERP 업체들에게도 절호의 기회다. 또 위기다. 한발 늦으면, 따라잡기 어려울 까 불안하다. K사는 수주 1위를 했다. 매출은 25억, 76억, 103억, 198억으로 뛰었다. 새로운 스타기업이 나오는 가 기대했다.… 결과는 법정관리.


불꽃 튀는 저가 경쟁, 항간에는 정부지원금만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싼 게 비지떡. 완성도가 떨어져 품질을 말하기 어렵다. 유지보수도 제대로 안된다. 고객 불만은 높아지고, 사이트가 많아져 사람을 더 뽑았다. 설치는 했지만 체력이 약했던 고객들은 불경기에 무너지고, 채권은 계속 부실화되었다. 결국 청산되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게 웬 거냐 덥석 물다간 입 찢어진다. 의욕이 과욕된다.

지금도 어딘가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겠지.


무슨무슨 사업, 어디 어디 지원.

달콤하겠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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