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대중의 관심은 시그널

by 고병철

젊은 심사역이 찾아왔다. 열정적인 애다. 맡은 일에 소홀하지 않다, 전 직장에서 또래 동료들한테 사측으로 빈축받을 만큼. 지금 직장에서도 아직 말단급. 이리저리 찾는 데가 많다. 업체 관리만 20개, 3월에 죽어났다고. 그래서 약속을 잘 깬다. 지난 시절 참 좋은 인연이라서, 미래가 창창해서, 그 미래에 내가 좀 얹혀갈 심산으로 참는다.


이야기는 거침없다. 작년 블록체인 업체 투자했다. 나한테도 권했다. 할 수 없는 이유로 못했다. 암호화폐도 관심 있나고 물었다. 투기라고 단호히 노 라 했다. 목소리나 눈빛이나 앞으로도 눈길 한번 안 줄 것 같았다.


내가 이야기했다. 나도 그랬다. 내가 이해되지 않으면 마음을 두지 않았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나는 그런 데 신경 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세상보다 앞서 생각하고, 그러려고 공부도 열심이고, 게다가 스마트하다 생각했다.


이제 생각을 바꿨다. 세상이 더 똑똑하다는 걸 인정한다. 안 할 수 없다. 나와 상관없이 세상은 도도히 변한다.


큰 이슈에 너무 부정적이지 마라. 혹시 못 따라가서 힘 들어서 인정하지 않는지. 저항만큼 관심 가져라. 한 푼도 일 초도 아깝다 하면 할 수 있는 게 확 준다. 학습비용, 조금 버리는 셈 치면 선택지가 넓다. 물 밖에서 보는 것과 물 안은 다르다. 생각 못한 기회를 볼 수 있다. 그게 자기 투자다. 어릴 땐 부모님이 사랑으로 그렇게 해 주셨다. 지금은 스스로 해야 한다.


우리는 투자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도 결국 인정하는 가치를 앞서 발견하는 일을 한다. 남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이전되지 않고 나한테만 머문다. 휘발되고 없어진다. 실패다.


투자와 투기는? 투기는 다른 이들의 관심이 일시적일 때다. 장기적 추세면 투자다. 우리는 추세를 판단하고 거기에 배팅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싹수를 찾고 돕는다. 회사 투심위는 예선전, 진짜는 업계다. 다른 투자자한테도 인정받고 다음 다음 투자자로 IPO까지. 투자의 중간 평가자는 다음 투자자다. 심사역이 회사와 같이 찾는 거다. 결국 투자의 정답은 대중에 있다. 내가 이겨낼 상대가 아니라 바라봐야 할 대상이다. 대중이 관심을 가지면 일단 한 발은 담겨놓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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