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외양간 좀 고치시죠, 소는 문제없어요.

by 고병철

잘 계시는가. 심사역 선배님이자 창투사 대표님 전화다. 누굴 뽑으려고 하는 어떻게 생각해? 한두 번 면접은 봤는 데


내가 아는 지원자다. 전 직장과 엮겨있고. 몇 달 우리 사무실에 있었다. 수우미양가에서 솔직히 수라고는 못하겠다. 우 정도.


그래 우리 하우스에 수 가 오겠나. 근데 인성은 어떤가. 2년 안돼 옮겨 다녔는 데. 알잖아 사람 바뀌면 관리보수 토해내고 골치 아파. 오래 다닐 만한 앤가?


형님, 편하게 얘기할게요. 2년 다니면 오래 다닌 거예요. 요즘 친구들한테 장기 근무 바라지 마세요. 인성 문제가 아니에요. 먼저 시대의 문제고, 하우스 문제죠.


형님이나 나나 한 하우스에 주야장천 있었죠. 제 친구들도 삼전 삼십 년 가까이 다니고 있어요. 그게 우리 때 개념이죠. 삼성맨 대우맨. 평생직장 바라면서 욕하면서 소속감 = 우월감으로 다니잖아요. 정년퇴직도 어쩌면 가능하다 생각하고. 앞선 선배들이 그렇게 하니까. 그래서 사수가 시키면 일단 죽어라 했잖아요. 웬만하면 그냥 있어라 선배들이 그렇게 조언하고, 언젠가 나도 저 자리 간다, 다 그렇게 하면 되는 줄 알고.


지금 친구들 함 생각해봐요. 그들은 언제 짐 싸야 될지 모른다 이렇게 학습돼요. 있어봐야 파트너 임원 다 너희들이 차지해 버티고, 자기들 자리는 없잖아요.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빨리 배우고 더 좋은 데로 당연히 옮겨야죠. 무조건 충성 이런 거 없어요. 게다가 그 나이에 연봉도 일 이천 더 줘요, 안 가는 게 이상하죠. 장기적 중기적 동기 부여가 없잖아요. 돈은 바로 보이고요.


그냥 한 2년 있으면 고맙다 생각하시고, 싹수 있으면 꽉 붙잡을 방법을 생각하시죠. 어떻게 동기부여할 건가. 외양간이 문제지 개별 소 문제가 아니에요. 이제 옛날 소는 없어요. 소도 학습했어요.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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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그만둔다 하니 어떤 대표님이 걔 좀 책임감이 떨어지는 거 아냐하셨다고. 그 회사는 2년 내외 다니다 그만두는 게 반복되고 있었다. 난 대표님이 무책임하다 생각한다.


오픈된 세상에 좋은 인재는 늘 인기다. 대표는 소 잃은 후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당연하다. 본인 반성은 없고 개개인 탓만 하는 건 메신저를 공격하는 기득권 전형이다. 꼰대다. 훌륭한 인재가 열위한 환경에 오래 다니는 그런 요상한 행운, 이젠 더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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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팀에서도 한 명이 퇴사했다. 더 오래 하지 못해 아쉽다. 투자하고 싶었던 회사에 주요 포지션으로 갔다. 늘 9시 퇴근이라 투덜이다. 힘들지, 돌아와라 했다. 그의 앞날에 큰 성과가 있을 거다. 또 같이 할 기회를 기다린다.


화분 하나 보냈다. 더 큰 팀을 향해서. 뭉치면 팀워크 흩어지면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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