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뵈었다. 올초 사무실이 바꿨다는 알림, 즉각 케이크를 보냈다. 창업팀도 직원도 여성분이 많아 반응이 좋았다. 강북에서 강남으로, 다시 강북으로. 뿌듯했던 그 간판 붙일 데가 없다. 직원도 확 줄고 거래액은 반토막보다 더. 투자자들은 맘을 접었다. 살아 있습니까. 저는 밥은 먹고 다니는 데 사장님은 어떠십니까. 빛은 보이나요. 이야기는 끝없이.
언제 돈 벌지 말라고 했나요. 성장하라고만 했지요. 투자자는 냉정했다. 무심했고. 포트폴리오 중 하나니 저희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하는 말에 오히려 상처 받았다고. 심히 상대하기 어려운 막말과 막행동을 쏟아내는 투자기관 이야기는 나도 건너 건너 몇 번 들었다. 새로운 투자사 만나도 되는지 물으셨다. 또 어떤 성향 일지 겁이 난다는.
난 일빠 투자자. 스토리를 묶어 히스토리도 짐작한다. 이 굴곡에 뭐가 가장 힘드셨던 건가요.
우선 개발. 전혀 모르니 믿을 수밖에 없는 데 사업과 엮어 들어가지 않았다. 쿠폰 하나 걸기 어렵다는 데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도 착한 CTO가 그만두면서 이렇게 말해줬단다. 삼층집 지었는 데 계속 오층 십층으로 올리고 옆으로 붙이고 또 붙인 격이다. 거래액 더 더 높이는 데 몰두해서 시스템은 덕지덕지. 지금 뭘 더 하다간 자칫 무너질 수 있다. 다시 백층으로 설계해서 만들어야 한다.
말씀드렸다. 사업이 십 년이다. 난 잘 몰라는 이제 핑계다. 개발도 풍월은 읊을 시간인데. 사장이 감이 있어야 회사가 돌아가요. 전문가를 존중하는 것과 손 놓고 있는 건 다르단 말이죠. 말귀는 알아듣는 다 싶어야 전문가도 긴장합니다. 또 그들이 일할 맛이 나고요.
그래서 지금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그럴 형편이고. 잘하셨어요.
많이 힘드시지만 지금은 뭐가 고민이세요.
시장이 학습이 되어서인지 투자제안도 있다. 거래처다. 그쪽은 볼륨이 늘어야 이익이라 그쪽 시너지를 원한다. 그게 맞는지. 돈은 급한데 그럼 또 이전으로 돌아가는 거라.
지금 죽을 지경이 아니지요? 그럼 그냥 사장님이 몸으로 겪은 레슨대로. 어찌어찌해서 겨우 수익성 높은 쪽이 나왔잖아요. 그 부분이 성장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요. 사장님이 시장에서 배운 대로 하시죠. 그럼 투자자던 거래처던 따라옵니다. 사장님이 옳다면요. 아니면 남의 사업 대신해주는 꼴이에요. 리스크는 오롯이 다 지시면서. 본인 사업을 하시지요. 잘 보이기 몇 년 했잖아요, 이제 잘하는 사업 하시지요.
또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예전에는 이 사업을 설명하는 게 힘들었는데 이젠 다들 조사하고 찾아온다. 너무 앞서갔던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다시 일어서실 수 있어요. 불가능하다 말하는 사람 보세요. 이 일 해본 적이 없잖아요. 사장님은 또 하셔야 하고요. 곧 단백질 데이 한번 하시죠. 희석 알코올과 불순물 같이 흡입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