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주포를 스토리에 넣어야죠

2021.05.02

by 고병철

아는 창업자가 수십억 원 투자 라운딩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다시 라운딩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쉽지 않다. B2B 솔루션. 기존 투자기관 중엔 팔로우온 투자도 하겠다 하는 데 아직 리딩 투자자가 없다.


하소연했다. 투자자들은 비슷한 이야기만 한다. 잘 알겠고요 저희는 이번에 참여하기는 좀. 몇 번 쌓이니 답답하다.


호의를 가진 기존 투자자한테도 물어봤단다. 너무 솔직해도 안돼요, 시장을 더 크게, 계획을 더 과감하게 해야 관심을 가져요. 한쪽에선 현실성이 진정성이에요. 뭔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각각이다.


나한테도 물었다. 줄이시죠, 더 줄이시죠. 지금 내용은 사장님이 하고픈 말, 자랑으로 채워져 있어요. 한데 못 알아 들어요. 지루해요. 그랬더니 몇 장 고쳐서 보내왔다. 빠질 게 없단다. 더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안 들을 것 같고..


한 달쯤 지나 또 하소연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왜 안 먹힐까요.


솔직히 이야기할게요. 제 관점으론 자료가 변한 게 없어요. 잘 모르는 내용으로 가득하고요. 투자 쪽에선 이 산업에 소극적인데요. 다시 볼 만한 힌트가 없어요. 그냥 이렇게 저렇게 시장 규모가 커지고 매출 계획이 바꿨을 뿐이거든요. 같은 말만 했고 같은 결과가 있는 거죠.


심사역들이 듣고 뭐라고 하던가요? 뭐라도 질문을 하지 않던가요. 전 거기에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쪽에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 기업가치도 높지 않다. 시장이 대기업 대상으로만 머물 것 같다. 윗사람 설득이 어렵다.


여기에 답이 있어요. 그걸 왜 대표님은 할 수 있나요? 이게 키 아닌가요. 시장 인식은 잘 바뀌지 않고요 고만고만한 케이스는 여럿 있는데, 다른 건 사장님이죠. 그럼 사장님 이야기를 해야죠. 그게 안 먹히는 면 진도가 안 나갈 거예요.


사회생활 삼십 년을 솔루션 쪽에 있었다. 십오 년 전 공동 창업했다. 가상화 솔루션을 국내에 들여왔다. 매출 300억까지 올렸다. 2등 보다 두배다. 설루션 영업 유통은 꿰고 있다. 아런 저런 툭 성이 있다. 새로운 분야가 떠오르는 걸 봤다. 그 분야 글로벌 지명도 있는 교수가 솔루션을 만들었다 해서 찾아갔다. 공동 창업하고 상업화 수준으로 올렸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제품을 샀고. 제일 큰 금융사도 이걸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십 개 사이트가 있다. 제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온프레미스로 완성도 높이고 사스 형태도 중소기업형 서비스도 만들 거다. 요지는 이거 아닌 가요.


많은 장표가 필요 없어요. 사장님이면 해 볼 만하다. 여기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면 다른 장표를 굳이 볼 필요 없죠. 사장님을 세일즈 하시죠. 비중을 높여요.


이렇게 해 보시고 반응을 보시죠. 효과 없으면 또 바꿔야 하고요.


IR에 왕도는 없다. 알아주는 심사역을 만날 때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과 무너지지 않는 멘털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실전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했다. 상대의 질문, 반응이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그걸 놓치지 말자. 시장이 요구하는 내용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축구에 4-4-2 도 있고 3-5-2도 있다. 상대에 따라 달리 한다. 밴치 멤버만 바꿔선 안된다. 시장에 원하는 대로 본문을 바꾸고 이야기 방법을 바꿔라. 주요 질문은 따로 만들었어요. 첨부에 있어요. 주포를 벤치에 앉히는 꼴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하루하루 업그레이드되잖아요. 한 배를 타기 전엔 잠재 투자자도 고객이에요.. IR 도 진화시켜야죠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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