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자.

by 고병철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 번호가 떴다. 모르는 번호다. 몇 주 전 차량 사고가 있어서 혹시 관련된 건가 싶어 받았다. 역시나 보험사였다. 진행 사항을 말하셨다. 상대 차량이 수리 중이다. (외제차라) 부품 수급에 시간이 좀 걸린다. 대차 제공은 그 보다 기간이 짧다는 것도 안내했다고. 내차는 법인차(렌터카). 면책금만 청구되고 마무리될 거니 다른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는 등. 물론 내차도 수리했다. 운전석 문짝을 통째 갈았다. 그동안 대차도 했고. 생각한 대로 당연하게 진행되었다. 거기다 친절한 안내. 새삼스럽지 않지만 다행이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대명사인 스타트업. 참신한 택시 서비스가 좋았는데 접었다. 안타까웠다. 고향 갈 때 동대구역에서 그 회사 렌터카도 이용했다. 몇 시간만 빌리면 되고, 핸드폰으로 문을 열고 반납도 비대면으로, 편했다. 아무 문제없는 무난한 경험이었다. 역시 잘한다. 젊은 CEO가 기존 업체가 못하는 걸 풀어가고 있다. 응원했다.


요즘 유튜브에서 그 회사에 대한 불만 영상을 봤다. 장기 렌터카 이용하다 사고 나서 보니, 자차 보험은 없다는 이야기다. 계약서에 우수한 보험 어쩌고는 관계없는 거라는.. 눈 뜨고 코 베인 고약한 고객 경험이다. 위험 조항은 눈에 잘 띄지 않게 적어놓고 내민 오리발과 같은 맥락이다


중간에 합류한 경영자는 몇 중고를 겪는다. 참신한 서비스도 내놓아야 하고, 동시에 문제 있지만 익숙한 관행의 저항도 견뎌내야 한다. 꼼수로 얽어매고, 힘없는 개별 소비자의 저항 포기를 기반으로 취하는 나쁜 이익에 젖어드는 유혹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이런 레가시 문제도 지금의 경영자가 비난받는다. 개선 노력 중이라도 그렇다. 억울하다. 그래도 기가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


인터넷 모바일 산업도 십수 년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이제 시장 주도자가 된 분야도 있다. 기존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과 고객 존중이 스타트업 시작의 명분이고 성장동력이다. 존재 이유다. 입지 확보했어도, 무시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해도, 초심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게 오랫동안 살 수 있는 길이다. 소비자는 초심을 기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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