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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Jul 11. 2021

160. 인사이트를 인센티브로

VC가 되려는 준비생은 많고 자리는 없다. 또 한편으론 VC란 업종은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해가 천차만별이다. 제대로 성장 못한 하우스, 분해되는 하우스의 주요한 원인은 인센티브다. 대박이 나도, 투자한 니가 뭘 했다고, 회사가 한 거지, 너도나도 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해서, 모회사 핑계로 쌈이 나고 사달이 난다.


맨 밑바닥에는, 그게 운이 좋아서지 VC 니 실력이냐는 조소. 니 돈이라면 그렇게 리스키 한 투자를 용감하게 했겠냐. 하우스 돈이고 그만한 규모가 되니 그런 투자가 가능한 거지. 이게 하우스의 속마음.


직원은 언제 이런 대박이 날까 이번에 챙겨야 하는 결여된 자신감이 어우러져 있다.


일단 대박 재생산이 검증되면 하우스는 함부로 못할 거다. 어쨌든 대박의 제일 수혜는 하우스다. 여물  아끼는 외양간에 황소는 배고파서  아파서 뛰쳐나온다.


전 직장 회장님이 이십 년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VC 직원들은 월급을 안 받아도 된다. 밑천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해 보느냐. 돈 내고 배워야 할 실전을 월급 받고 그것도 많이 받고 하고 있지 않나. 배알이 꼴리지만 맞는 말씀이다. 지금 VC 입문생들 단계에선 이게 현실이 되고 있다.


VC는 투자대리 근로자인가 투자자인가. 당연 투자자를 지향한다. 일전에 만났던 심천캐피탈 VC는 인센티브 받아도 돈이 없다 했다. 펀드 만들 때 같이 넣어야 한다고.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거다.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펀드가 완전 블라인더가 아니기도 하고 개인 출자를 이해관계 일치가 아닌 사욕 발산의 기저 요소로 보는 시각이 아직 우세하다. 그래도 투자대리관리자 습성을 버리고 투자자 기질을 키워야 한다.


후배들에게 투자심사로 쌓은 인사이트를 상장주식에, 해외주식에 적용해보라 권한다. 용돈벌이 심심풀이로는 하지 마라. 그건 장난이 된다. 진지하게 해 봐라. 월급만큼 할 때랑 연봉만큼 할 때는 또 다르다. 숫자가 다르면 룰이 달라진다. 그게 진짜 실전이다.  인사이트를 인센티브로 스스로 바꿔라. 그래야 자본주 픽박과 이해충돌 수렁에서 벗어나 투자자로서 자유를 얻는다.


**************


VC대표가 ‘나는 부동산에 투자해 주식은 위험해서 안 해’ 하는 걸 들었다. 그럼 안전한 땅에서 달리기나 하시지, 바닷배 선장은 왜 하고 계신지 그런 분을 임명한 하우스가 잘 나가지 못한 건 당연하겠지. 그분 지금 임대료 잘 받으시는지 궁금하다. 그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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