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9
포항 가서 투자업체 대표님과 밥을 먹었다. 자주 뵙지 못하는 건 거리 탓이다 하고. 비대면 툴에 익숙해도, 인도 카레를 앞에 두고, 새우를 까먹으며 하는 이야기를 따라 잡지는 못한다.
창업 수년차, 직원도 스무 명 가까이. 듣는 이야기도 많고 고민을 하나 둘 풀어놓으셨다.
투자를 하고 싶다(정확히는 검토하고 싶다겠죠)는 연락이 오는 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분율도 신경 쓰인다. 직원들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뾰족한 생각이 안 든다.
지금 자금은 충분한 지 여쭈었다. 봄에 클로징 한 자금 아직 얼마 쓰지도 않았다 하셨다. 다음 라운딩은 천억 대 밸류로 가고 싶은데 스스로도 아직은 무리라고 보셨다.
자금 쓰임새가 있는지 물었다. 당연.. 그럼, 밸류는 시장에서 결정한다. 필요한 금액을 유치할 준비를 하셔라 했다.
자본이 사업을 만드는 데 더 중요해졌다. 다른 유사, 경쟁업체들이 풍부한 자본으로 재원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유형 자산이 인플레 되고, 우수 직원 확보에도 더 높은 연봉이 필요하다. 시중에 자금은 많다지만 나에게 없으면 다른 이들의 곳간에 간다. 나중에 욕심껏 확보하자는 건 내 편한 생각이다.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분율 걱정을 미리 하지 말자고 했다. 경영권 걱정은 좋은 회사가 되었다는 반증이다. 거기에 도달하는 데 일단 집중하자. 개발, 제조 업종은 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외부 지분이 많은 건 당연하다. 내 회사 성장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시장 변화는 늦출 수 없다. 성과도 없고 시장가치도 없는 데 지분을 다 가진 들 의미가 있나.
조직관리를 고민하셨다. 잘 모르면 손 빼라는 바둑 격언이 있다. 섣부르게 건드리면 오히려 흔들린다. 직원 입장에서 보상체계는 대부분 실망이다. 별 볼 일 없는 상태에 실망스러운 보상 체계는 곧장 사표를 부른다. 지금처럼 대표님이 업무에 집중, 열심히 뛰어나니시라. 직원이 기대를 가질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게 우선이다. 그때까지 미루는 게 낫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말씀드렸다. 자주 뵙자고 하고 마무리.
초기에 너무 많은 고민을 미리, 지금 하지 마시라. 소용없다. 해야 할 일에 집중, 핵심이 있으면 대안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