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4
초기 투자기업 지원 프로그램 평가에 갔다. 지원 내용과 이행사항을 점검했다. 웬만하면 통과시킨다. 여러 가지 기준에 실패로 평가해도 걱정 마시라. 성실한 실패인지 한번 더 체크한다. 스타트업 지원이 다양하고 우호적이다.
업체의 사업 계획, 평가 기준 중 하나가 당당히 투자유치다. 증빙으로 투자 계약서를 첨부했다. 투자사가 나오는 곳, 투자 금액이 있는 일부만 제출하기도 하는 데, 여기는 전체 통으로 스캔했다. 시드 또는 프리-에이 단계 투자다. 다음 다음 전체 페이지를 보는 데 꽤 많은 클릭질을 했다. 몇 쪽인가 봤더니 42. 투자 금액은 얼마지. 2,000만 원. 투자계약서에 내가 아는 대부분의 조항 없이 빼곡히 있었다.
이런 계약서를 어디서 구했을까? 계약서 조항 조항은 다 알고 했을까? 간인하느라 시간도 많이 들었겠다. 팔도 아프고.
계약은 약속을 적은 거다. 또 신뢰가 깨졌을 때 회복 또는 보상 방법을 정한 거다. 내용이 많을수록 각자 해석이 다양하다. 다 따져 합의했을 리 없고 관행이요 하면서 대충 찍지 않았을까.
모르면 손 빼라 했다. 일단 계약도 서로 잘 모르고 필요 없는 조항은 빼자. 잘 모르면서 넣은 조항이 나중에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변호사들 일감 된다.
시드 단계, 엔젤 투자면 그에 맞게 하자. 투자에서 계약 조항보다 중요한 게 신뢰다. 초기 단계일수록 더 더 더. 계약으로 부족한 확신을 보충할 수 없다. 응징하는 데 더 공수가 들어간다, 투자금 대비해서.
투자계약도 유효기간이 있다. 아쉬울 게 적은 자가 "갑"이다. 투자-피투자에서 실질적으로 "을"이 역전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한다. 다음 시리즈, 더 좋은 조건의 투자자를 확보하는 순간 이전 투자자는 오리알 처지다. 계속해서 아쉬움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렇다. 계약서의 응징이 아프지 않고, 환매 조건은 오히려 "드루와 주면 좋고" 된다. 분위기 파악 못하면 영화 한 편 찍게 된다.
"아 최 사장 오늘 뭘 잘못 잡싸셨나? 내 있다 아이가 어릴 때 니 담뱃불 붙히던 김판호 아이다" (범죄와의 전쟁)
투자 유치는 정권교체와 같다. 실질적 관계는 앞으로도 나한테 의존할 뭔가를 보유하고 있는 거에 달렸다. 역할이 끝났을 땐 평가 이익에 만족하며 한발 물러나야 평화적이다. 아니면 알박기, 장사치 취급받는다.
초기 단계엔 계약서 페이지 좀 줄입시다. 회사가 발전하면 무용지물. 어려운 데 절차는 충실히 지키면서 망가지라는 계약서. 이래저래 의미는 없어요. 믿지 못하면 투자하지 말아요. 판단은 거기까지 에요. 했으면 내 결정을 믿어요. 엔젤 다운 깨끗하고 깔끔한 계약을 해요. 한두 페이지, 서너 조항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샘플 제가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