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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Dec 11. 2021

175. 일희일비는 성장판

2021.12.11

어느 회장님이 임원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라 당부했다. 모든 것을 1 대 1로 반박해 이기려 하지 말라고. 지혜로운 말이다. 급이 되는 분이니 새겨듣는다. 


근래 창업한 지인과 하루하루 안부를 묻는다. 오늘은 희비 어느 쪽이냐. 화려한 창업전 시나리오는 조각조각 났다. 한 달 한 달 갖은 수단으로 연장하고 하루하루 맷집을 키워가고 있다. 희망으로 한 겹. 아쉬움으로 두 겹 갑옷을 두르는 중이다. 


새로운 미팅 한 건 한 건 기대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때 희와 비도 조금씩 시큰둥 해질 거다. 그때까지는 매일 타석에 들어서서 승부 기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난 논어를 좋아한다. 처음 읽었을 땐 황당했다. 뚝 뚝 맥락이 없다. 10년 뒤 다시 봤을 때 그 간격을 내가 살짝 상상할 수 있었다. 다시 10년이 지나고. 논어는 여백의 책, 그걸 채우는 사색의 책이었다. 무뚝뚝한 글자가 주제어로 바뀌었다. 발제가 되었다. 아는 만큼 들린다고. 경험한 만큼 살아온 만큼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했다. 지난날 일희일비가 지혜를 받아들이는 열쇠다. 


힘드신 분들. 일희일비는 나쁜 게 아닙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는, 희희낙낙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힘든 건 힘든 겁니다. 오롯이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원래 그런 겁니다. 견뎌내면 그건 덜 일희일비 해지고 또 다른 일희일비가 기다릴 겁니다. 성장이지요. 


오늘은 무슨 일희일비가 나타날까. 기대하지는 않아도 미리 걱정도 마시죠. 캐세라세라. 이루어질 일은 언제든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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