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병철 Jan 31. 2022

181. 천 마디 말보다 눈 앞 액션.

2022.01.30

가끔 해설을 한다. 한 번은 무료다. 가까운 창업자들이 묻는다. IR에서 이렇게 말하던데요. 언덕 위에 있는 것 같은 심사역들이 어떻게 보는지 궁금. 좋은 말을 들어도 진심인지, 의례적인지, 안 보려고 좋게 좋게 말한 건지. 내 생각을 정성을 다해 똑바로 이야기한다. 괜한 곳엔 시간을 쏟지 않게.


메일을 보냈는 데 답이 없단다. 또 보내라 했다. 답이 없는 덴 여러 가지 사정이 있다. 꼭 거절은 아니다. 한번 보단 두세 번에도 답이 없다면 추정 신뢰도는 높아진다. 나중에 운동장 기울기가 변했을 때 이것도 뼈 있는 아이스 브레이킹 소재이고.


몇 번 두드리니 대답이 왔다. 지금은 현안이 많아 한참 뒤의 날을 보내왔단다. 하나 둘 진행되는 것도 있고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진행하는 건 진행해라. 돈 가진 측은 언제든 정중하게 쏘리 하면 그만이다.  평판은 나중이고 당장 배 곪는 건 당신이다. 그리고… 추가 메일을 보내라. 서술형으로. 당신을 소개해라. 이력서 말고. 전형적인 자기소개서 말고. 앞에 그 사람이 있는 듯. 3분 정도 읽기 분량. 에피소드 같이.  누구나 그 정도 시간은 있다, 메일이 산더미로 쌓여도.


이렇게 써봤어요 보내왔다. 코멘트가 필요 없다. 스스로도 사업 입문을 잘 정리한 듯. 내가 모르는 맥락도 있었다. 보내라 했다. 첫 번째 미팅이 두 번째 만나는 느낌 될 거다. 그래도 안되면 안 되는 거라 미련 없고.


글을 잘 쓰면 좋다. 그보다 더 좋은 건 그런 시도다. 적극적인 사람이에요는 모두 말할 수 있다. 예전 이렇게 했어요도 그렇다. 검증 안 되니 그런가 반신반의. 직접 보여주는 활동성은 최소한 부정 못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정성은 호감을 -적어도 호기심이라도-부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180. 심사역도 지구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