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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Feb 26. 2022

182. 조언자도 과하면,,

2022.02.26

좀 도와주세요. 창업기업 컨설팅하는 지인이 연락 왔다. 고객인 창업자가 회사 소개서를 만들었는 데 들어봐 달라는 부탁, 솔직한 피드백도 함께. 본격적으로 일하기 전에 고객의 문제점을 지적해달라는 거다.


장표를 먼저 받아서 봤다. 매출 십여 억에 BEP정도. 하지만 뭐를 이야기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코로나를 뚫고 만났다. 창업자가 한 20분, 꾸역꾸역 설명했다. 역시나.


사장님. 처음엔 푸드를, 그다음엔 스마트 팩토리를,  협동로봇을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IT 시스템을 말씀하시다가 데이터, IoT까지.


많은 재료를 넣었는데, 비벼서 어우러지지 않고 따로 논다. 이맛도 저 맛도 아닌, 그냥 맛이 없다. 지금 자료나 말씀은 그렇다고 말씀드렸다.


심사역이나 주위 창업자 한 데서 이러저러한 의견을 들으신 것 같다, 그때마다 장표를 추가하신 거고요. 그렇다고 하셨다.


사업의 핵심이 뭔가요. 말씀의 중심을 모르겠어요. 그걸 기둥으로 하고, 받치는 기술이나 경쟁력을 하나씩 풀어서 말씀하시면 좋겠어요. 들으면서 사장님과 같은 틀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요. 지금은 듬성듬성 여기저기 무더기를 쌓아놓은 꼴이에요. 집으로는 가치는 없어요.


시장에 경쟁력이 있으니까 매출도 있고, 열 명 가까이 월급도 밀리지 않고 있잖아요. 잘 봐달라고 억지로 그리지 마시고, 지금의 경쟁력을 먼저 정의해 보세요.


현재 상황 설명도 중요한데, 미래 계획이 더 중요해요. 당장 굶지는 않는 다고 강조해 봐야 소용없어요. 성장이 없으면 투자 의미가 없으니까요.


지금 사업이 그렇게 엣지가 없다고, 약하다고 주눅 들 것도 없어요. 누가 뭐래도 기존 사업이 밥벌이를 하고 있는 건 좋은 거죠. 여기에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를 말씀해 주세요.


고음만  내내 지르면 소음이에요. 기승전결, 스토리, "꿰어야 보배"죠. 그렇지만 그런 재주가 없다고 하셨다.


투자유치는 회사 지분을 파는 것과 유사해요. 영업 현금 흐름 이상 자금이 필요하면 외부에서 조달해야죠. 그런 재주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심사역은 의견이 제각각이에요.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고요. 몇 분 정도 의견을 들으세요. 시장 파악하는 데 충분합니다. 그리고 자신감 있는 사장님만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심사역을 찾으세요. 맞추려고 하지 마시고요. 일단 한 분만 만나면 일이 잘 풀릴 겁니다.


다시 한번,,, 너무 많은 조언을 구하지는 마세요. 자칫 산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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