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연 이어가기

by 고병철
이미치출처 : 헤럴드경제

2005년 가을 시리즈 A 투자 후에 놀라운 어닝 수프 라이즈를 기록하며, 다음 해 봄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그다음 해 바로 상장심사를 신청했다. 심사일 2주 전 화재로 사무실과 공장을 다 태웠다. 이일로 먼저 9시 뉴스 전국방송을 탔다. 보험금과 회사의 제품이 절박했던 시장의 러브콜은 몇 개월 만에 사업을 원상태로 돌려놓는 기적을 만들고, 마침내 상장에 성공했다.


으레 그렇듯 상장 이후 몇 년을 헤맸다. 트리플 150( 매출 150, 부채 150, 직원 150)에 미미한 거래량. 상장 이후 어쩔 수 없이 (상장까지 보다 더 긴 ) 장기투자를 해야 헸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다른 이해관계, 아이디어의 부재로 사장님과 여러 번 옥신각신. 좋았던 감정이 희석되어 버렸다. 시간이 지나 다시 찾아온 기회에 어찌 되었던 좋은 수익을 거두었다.... 그 후 연락마저 뜨문뜨문한 (아니 거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지금도 추석이면 꼭꼭 건강식품 하나를 보내주신다. (이 정글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아 다시 보자는 뜻인가 ㅎㅎ) 직접 챙기시던 아니던, 그걸 보며 아득한 옛날 같은 그 기억 속에서 정말 촌스런 사장님 얼굴을 끄집어낸다. 감사 전화로 작게나마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엉클어진 인연은 긴 세월 동안 다양한 색깔로, 다양한 형태로 변하지만, 지나고 나서 좋았던 기억을 우선하면 다시 이어진다.


지금 투자활동으로 맺은 인연들이 10년 후에도 다시 이어지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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