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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Oct 29. 2022

194. 안단티노, 조금 느리게


오늘 포스텍홀딩스에 행사 2개가 있었습니다. 외부 고객을 모시고 데모데이를 했습니다. 저녁에는 투자기업 임직원을 초청해 파티를 했습니다. 이름이 폴리데이.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폴리데이에서 투자기업들에게 제 소개를 했습니다. 5월에 조인하고 알음알음 인사를 드렸고, 이번에 신고식을 했습니다. 일본인 흉내를 내는 개그맨 다나카의 사회로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 전, 제가 짧은 스피치를 했습니다. 꼭 포스텍홀딩스 투자기업뿐 아니라도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이라 정리해봤습니다.


……


제가 몇 달 전에 미국에 갔어요. LA, 오스틴 갔다 오면서 샌프란에 반나절 있었습니다. 안개와 구름의 도시죠. 인근에 실리콘 밸리가 있고, 스탠퍼드가  있습니다. 교목이 레드우드입니다.


키가 100미터도 넘는데, 뿌리는 3미터.

바람 불면 넘어질 것 같은데.. 잘 버티고 수백 년을 삽니다.

그 비결은 아래쪽, 뿌리가 뒤엉켜 서로를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양분도 교환합니다.


요즘 시장이 어렵습니다. 언제 좋아질지 모르겠고요. 옆 동료가 여러분을 지탱해 줍니다. 가까운 회사가 은인입니다. 서로 도와서 이 위기를 잘 넘겨봐요.


레드우드 버금가는 큰 나무가 또 있어요.. 세콰이어...

세콰이어 캐피털.. 그 이름 맞습니다. 별명이 산불을 기다리는 나무.

다른 나무들이 불타면 그 양분을 쭉 흡수해서 이렇게 큰 나무가 됩니다.

천년도 산다는데. 그 비결은 나무껍질. 두께 30센티. 웬만한 불에는 안 탑니다.


나무가 너무 좋아 유럽에 가져갔습니다.  햇볕이 잘 들고 물이 많은 곳에 심었습니다.

100년에 50미터까지 빠르게  컸는데  거기까지.

썩고, 물러서 넘어지고..


왜 그럴까..


실리콘밸리에선 아빠나무, 삼촌 나무 틈에 있어서 햇볕을 잘 못 받으니 빨리 클 수가 없습니다. 천천히 자라는데 대신 딴딴하죠..


조금 느리게 큰 게 오히려 더 높이, 더 오래 살아남은 체력을 길러준 겁니다.

조금 천천히 간 게 더 멀리 간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지금 힘든 시기입니다. 이 시기가 나중에 보면 장기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가 될 겁니다.


Andantino.. 조금 느리게..


힘을 내어요.


앤드 그로브는 이런 말을 했어요.

위험한 시기에 나쁜 기업은 망한다. 위대한 기업은 더욱 발전한다.

전 이렇게도 생각합니다. 망하니까 나쁜 기업이다. 발전하니 위대하다.


다른 상황이 닥쳤습니다. 이에 맞게 변해 보시죠. 지금이 그 시점입니다. 여기가 체인지업입니다.(저희 건물 이름이 체인지업입니다.)

서로 체인지업 하는 데 도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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