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총 14분의 담임선생님이 계셨다.
그중 몇 분은 이름도 모르겠고, 얼굴도 선명히 기억나지 않는다.
또렷이 기억나는 분들이 있다. 이벤트가 있었거나, 마음 깊이 죄송함이 남아 있는 분들이다.
찾아뵈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었다. 한 분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몇 년이 지나 들었다. 손 닿으면 연락이 가능했는데. 정말 죄송하다. 후회 막급이다.
초등학교 졸업반 담임 선생님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시골학교, 첫 부임지에서 첫 담임을 맡으셨던, 3년 차 열정의 여자 선생님.
우리 반엔 수준급 개구쟁이들이 득실댔고, 나는 반장이었다.
젊은 도시 선생님과 시골 아이들이 뒤엉켜 좌충우돌이 많았던 나날들.
선생님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서예를 가르쳐주시고, 서양식 춤사위도 알려주셨다.
언제부턴가, 나이 들며 반 친구들이 선생님을 챙기기 시작했다.
정년퇴임 후엔 계좌이체로 회비를 모았다. 정례적으로 이벤트를 만들었다.
서울과 포항을 오가는 생활로 대구 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못한다.
‘그래도 내가 제일 가깝지’ 혼자 그렇게 생각한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문득 노래를 듣다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은 고맙다 하셨고,
“스승의 날 인사를 드릴 선생님이 계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조만간 따뜻한 밥 한 끼, 국 한 그릇 함께할 시간을 여쭙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