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위 통신업체가 국내 통신업체와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일대일 매치. 치열한 경쟁 끝에 운용사로 선정되었다. 출자자와 매월 미팅했다. 한 달은 빨리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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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6월, 내일 오전이 딜 미팅이다. 야마 과장, 카와 상은 이미 왔을 거다. 노보텔 아니면 르네상스. 아침에 걸어왔다. 사무실이 강남역에 있을 때였다.
업데이트할 게 있는지 자료를 훑어봤다. 이번이 야마 과장, 카와 상이 마지막이랬지. 이번 점심은 특별하게 먹어야겠다.
5시 반. 메일이 왔다. 다도 부자였다. 담당자가 바뀌고, 무기 과장이 다시 맡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물었다. "I would like to have your frank comment on this change.” 엉. 왜 물어보는 거지?
어떻게 답해야 하나? 나야 뭐 상관없다고 해야 하나? “frank" 가 걸렸다. 뭔가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게 물어봤을 땐 이유가 있겠지. 솔직해지자. 다도를 신뢰했다. 조합을 제안할 때, 규약을 만들 때, 그때도 책임자였다. 그동안 일관된 의사결정을 보여줬다. 예상 가능했다. 믿을 수 있었다.
조합은 만장일치. 투자 검토에서 커미티 멤버의 조기 피드백이 중요했다. 일본인들은 깨알같이 메모했다. 돌아가서 논의하고 의견을 줬다. 한국 출자자와도 상의해가며, 예의를 차렸다. 며칠이 결렸지만, 일관성이 있었다. 수긍하기 쉬웠다. 므기는 달랐다. 혼자 바로, 잘랐다. 기준이 모호했고,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였다. 한국 출자자도 불편해했다. 삐걱 삐거 소리가 났었다. 그러던 와중에, 야마 과장이 임시로 다시 맡고 있었다. 햇살이었다.
저녁 8시 넘어 회신했다. "야마 과장과 조합을 만들었다. 운용방법도 같이 구상했다. 업무에서 또 빠진다니 아쉽다....” 일본 회사는 10시 출근이다. 속마음을 다 드려냈다. 인제는 모르겠다.
다음 날. 미팅이 끝나고, 야마 과장이 인사했다. 즐거웠다. 아쉽다 등. 그때 전화가 왔다. 다도 부장이었다. 급하게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업무 조정이 변경됐다. 확인하고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직급은 같은 과장이지만 므기가 선임이었다. 한국에 집도 있었다. 한국 업무는 원하는 바 했다. 그렇게 예정된 게 바꿔버린 거다. 내 의견이 결정적인지, 핑계가 됐는지 알 수 없다. 어찌 되었던 야마 과장은 다음 달도 참석했다. 미팅도 협조적으로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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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의견을 달라. “솔직한”. 당황스럽다. 그래도 될까. 뭔가 알고 있고, 짐작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정말 솔직해도 될까. 갑, 을인데. 그런 상황에서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건 믿음이다.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온 그동안의 경험이다.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진짜다. 꼭, 필요할 때 솔직해질 수 있는 관계가 진짜가 아닐까.
투자자와 창업자. 성장의 동반자, 파트너. 가식적이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필수적이다.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에 용기도 필요 없어질 때, 그때서야 친구, 동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