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생애 4-2

--왜 이미지는 침묵을 선택했는가 — 몬드리안

by kate


Piet_Mondriaan%2C_1930_-_Mondrian_Composition_II_in_Red%2C_Blue%2C_and_Yellow.jpg
W1siZiIsIjI2NTg4MyJdLFsicCIsImNvbnZlcnQiLCItcXVhbGl0eSA5MCAtcmVzaXplIDIwMDB4MTQ0MFx1MDAzZSJdXQ.jpg?sha=75a24bd245359a5b

세잔과 피카소 이후,
이미지는 더 이상 예전처럼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하나의 시점으로 세상을 설명할 수도 없었고

대상을 안정된 형태로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이미지는 이미 한 번,
말하는 방식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때 등장하는 선택이
바로 침묵이다.


대상을 그리지 않는다는 선택


피트 몬드리안의 그림에는
사과도 없고, 얼굴도 없고, 풍경도 없다.

처음 보면 이렇게 느껴진다.

“이건 뭘 그린 거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하지만 몬드리안은
아무것도 안 그린 것이 아니다.

그는 묻고 있었다.


“대상이 사라져도
이미지는 성립할 수 있을까?”


몬드리안은 왜 대상을 지웠을까

세잔과 피카소는
대상을 흔들고, 쪼개고, 해체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대상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얼굴의 파편이나 사물의 조각 같은거지만

무엇인지는 알수 있었다.


몬드리안은
이 마지막 흔적마저 제거한다.


사과가, 즉 대상이 남아 있으면,
사람은 자동으로 이렇게 행동해.

“이게 뭐지?” 하고 이해하려 하고

“사과다” 하고 이름 붙이고

“내가 안다”는 느낌으로 가게 된다.


이건 나쁜 의도가 아니라,
인간의 아주 자연스러운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몬드리안은 이 습관 자체를 의심했다.


“우리가 대상을 이해하고 소유하려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자기 방식으로 세계를 닫아버리는 것 아닐까?”


그래서 ‘대상’을 없앤다


사과, 사람, 나무 같은 구체적인 대상을 남겨두면
사람은 결국 다시 의미를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고

감정을 투사하고

‘알았어’ 하고 끝내버린다.


그래서 몬드리안은

대상을 없애고

대신 선과 색만 남겼다.


선과 색만 남기면 무슨 일이 생길까?

더 이상 “이게 뭐야?”라고 묻지 않고

대신 “이게 어떻게 균형을 이루고 있지?”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해가 아니라

관계, 소유가 아니라

긴장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이 말하는 방식이

“이건 무엇이다” 다 아니고

“이건 어떤 상태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몬드리안은

세계를 설명하는 이미지를 버리고,
우리가 함부로 이해하고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던 거라고 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차갑게 보이지만,
사실은 그는

“이건 네가 가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네가 머물러서 바라봐야 하는 구조야.”

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구조란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다음 글에서는 그가 말하는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이미지의 생애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