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연결된 교육

삶이 배움이고 직업이 배움이 되는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

by anne


우연히 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고등학교 특수선생님이신 그 분은 학교와 사회 그 접점에 서 있는 장애 아이들을 지도하셨다.

사실 고등학교 특수교사에게 장애학생을 졸업시키는 일은 큰 부담과 책임감이 따른다.

아이들이 사회인으로 발디디기전 어쩌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경계선급 장애 학생들을 부단히 공부시켜 중장비차 자격증, 바리스타 자격증 등을 취득하게 하여

졸업 전 직업을 찾게 해주신 부분도 헉 하게 감동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선생님의 수업 방식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 unsplash

미래에 필요한 교육은 디지털 교육, 교수 방법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끄는 교육이기보다

배움이 삶이 되고 삶이 배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 배움이 있어야 하고 직업 속에

배움이 늘 존재해야 한다.

아이들이 삶 속에서 배움을 놓지 않으려면

그것의 본질적인 의미와 즐거움을 알아야 한다.


교사로서 교육과정을 아이들의 삶과 긴밀히 연결시키고,

아이들이 그 ‘배움’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 선생님의 수업에서 배움은 아이들의 삶과 연결되었고,

인지적으로 이해가 느리지만 아이들은 배우려는 의지, 자세와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배움 자체가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unsplash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던 걸까?

선생님과의 짧지 않은 대화 속에서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나라도 그 상황에서 배움이 어떻게 재밌지 않을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이 스쳤다.



선생님은 교육과정재구성을 통해 교육과 삶을 아주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계셨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 목표, 인지 능력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재구성이 정말 필수적이다.

교사의 교육과정재구성 능력에 따라 아이들이 받게 되는 교육의 질이 아예 달라진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나도 교육과정재구성을 하고 있지만

선생님은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배움과 삶을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 같았다.

바로 코 앞에 놓인 아이들의 독립적인 삶을 준비시키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화폐 계산'을 자신이 필요한 물건의 가격을 스마트폰으로 직접 찾아 최저가를 비교하고,

'넓이'를 자기가 살고 싶은 아파트 평수를 따져보며 배우고,

주변 빌라나 아파트의 부동산 시세를 살펴보며 자기가 살고 싶은 곳을 사려면

월 평균 얼마의 소득이 있어야 할지 계산해보는 일,

결혼을 해서 자식을 두 명 낳아 키우려면 어느 정도의 고정 지출이 생기는 지 등.

이건 사실 비장애인들도 궁금해서 유튜브로 검색해볼만한 내용들이 아닐까?


@ unsplash

이것들을 교육과정과 연결시켜 수업 안에서 배운다는 거다.

대부분 지적장애학생들인 학급 아이들은 도움실 수업에서 눈빛이 반짝거린다고 한다.

그 교실에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지루해서 엎드려 있는 일은 없을 거 같다.


근데 이게 비단 장애학생에게만 해당 되는,

특수학급에서나 유용한 배움일까?


미래사회는 전문가보다 'good learner'가 각광받은 시대라고 한다.

모두에게 처음인 이 시대에 전문가가 되는 것 보다

배우려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잘 배우고, 내 삶에 잘 적용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

배운 것이 내 삶과 연결되는 경험을 한다면 배움에 대한 흥미는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초2인 아들에게 "다섯 자리 수를 배웠으니 우리 쇼핑몰에서 네가 사고 싶은 물건 가격 비교해보는 것 어때?"

라고 말하자 신나서 사고 싶던 마인크래프트 레고를 검색하더니 초 집중하여 가격 비교를 하고 자기가 모은 용돈으로 결제까지 해달라고 엄마를 설득하는 편지까지 써서 결국은 손에 넣기까지 성공했다.

배운 것을 삶에 연결시키는 질문 하나 던졌을 뿐인데.


올해 그 선생님과 연결되어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삶과 연결되는 배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연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교육의 방향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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