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토막 갈치 한 봉지>
퇴근길,
집 앞 마트에 들렀다.
뭔가 따뜻한 저녁을 해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생선 코너 앞에서 멈춘 순간,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조카였다.
이젠 대학생이 된 아이.
마트 수산물 코너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고무장갑을 끼고
비닐 앞치마를 두른 채
묵묵히 일하고 있던 모습이
낯설면서도, 대견했다.
아, 성인이 되었구나.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나는 지갑을 열었다.
현금 몇 장을 꺼내
그 아이 손에 쥐여주었다.
“멋지다. 고생 많다.
맛있는 거 사 먹어.”
⸻
계산대 앞에서
오늘 장을 마무리하려던 순간,
뒤에서 후다닥 누군가 달려왔다.
“고모!”
조카였다.
손에는 비닐봉지 하나.
토막난 갈치 한 봉지가 담겨 있었다.
“이거… 드세요.
오늘 좋은 거 들어왔어요.”
나는 혹시 아이가
자기 돈으로 샀을까 봐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아요. 고모 덕분에
저도 힘이 났어요.”
나는 웃으며 갈치를 받았다.
“덕분에 오늘, 입이 호강하겠네.”
어른이 된다는 건
책임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되돌려줄 줄 아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