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씨앗과 심장 사이
DNA의 나선은
미래를 예언하는 점괘처럼 읽히지만,
그것이 곧 운명이라는 법은 없다.
수치와 확률로 정해진 한계,
그 벽을 두드리는 건 결국
의지라는 이름의 망치다.
정자는 하나의 씨앗이자,
가능성의 보관소다.
그 보관이 단지 혈통의 연속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명을 잇는 의식과 선택의 표식일 때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흰 가운의 손끝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내일을 건져 올리고,
또 다른 이는 새로운 심장을 얻는다.
그 순간, 유전자와 기술,
그리고 인간의 집념은
서로의 생명을 빚는다.
영화 속 세계와 현실 사이에
경계는 없다.
모두가, 씨앗과 심장 사이 어딘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새로 쓰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