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그날 우리 사이엔 대사가 필요 없었다>
중2 아들과 영화관에서, 그 전장의 숨결을 함께 마주했다
영화를 좋아하던 나는,
중2 아들과 함께 <덩케르크>를 보기로 했다.
사실, 걱정이 앞섰다.
잔잔한 전쟁 영화. 대사도 거의 없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설명조차 최소한이다.
“이걸 끝까지 볼 수 있을까?”
“지루하다고 핸드폰을 꺼내지는 않을까?”
그런데, 어둠 속에서 나는
내 아들의 눈이 동그래진 걸 봤다.
손에 들고 있던 팝콘을 입에도 대지 않은 채,
그 아이는 숨을 죽인 듯 화면에 빨려들어갔다.
놀란 감독 특유의 시간 분절과 긴장감,
실제 전쟁 속 한복판에 들어간 듯한 현장감.
우리는 나란히 앉아,
말 없이 같은 숨을 쉬며 그 전장을 통과했다.
영화가 끝난 후,
극장을 나서며 아들이 말했다.
“엄마, 마지막 장면 진짜… 와…”
“그거 그런 뜻이지? 그 파일럿이… 그쵸?”
나는 웃었다.
“맞아. 나도 그 장면이 가슴 벅찼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며
조각조각 장면을 다시 꺼냈다.
“그 음악은 일부러 반복되던 거야.”
“왜 그 순간에 총성이 멈췄는지, 그게…”
그날 밤, 우리 대화는
토론 같기도 하고, 수업 같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정확하게 말하면,
그건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덩케르크는 전쟁 영화였다.
하지만 그날의 우리에겐
‘공감의 전장’이기도 했다.
말이 많지 않아도 좋았다.
서로의 몰입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