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란 단무지의 겨울>
겨울이었다.
둘째 아들은 친구와 일본 여행을 계획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택배 상하차.
시급이 높고, 일주일이면 돈이 모인다는 단순한 이유.
겨울 새벽, 땀으로 젖은 몸.
테트리스처럼 택배 상자를 쌓으며
친구와 둘이 ‘공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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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준비 못한 첫날,
옆자리 이모님이 건네준 생수 한 병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끝나고 나서야
우리는 아침이 밝았음을 알았다.
“이 정도면 참을 수 있다”며
둘은 웃으며 화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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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음날은 달랐다.
한파가 더 심해졌고
택배는 쌓여만 갔다.
화장실도 못 가는 현장.
몸은 땀으로 절여졌고,
그는 말했다.
“내가 단무지가 된 것 같았어.
노란 얼굴에,
까만 티셔츠엔 하얀 소금이 맺혀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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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침.
통장에 찍힌 금액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야, 이건 아니지 않냐…”
“와, 진짜 너무한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처음으로 차별을 경험했고,
“학생이라 말하지 마라”는 말의 뜻을
이제야 이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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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요즘 바쁘니?”
“왜 늦게 들어와?”
그 물음에
손발이 후들거리는 걸 숨기느라
혼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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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마지막으로
“그래도 재밌었어.
많이 배웠고, 많이 웃었고…”
말끝을 흐리며
웃픈 표정을 지었다.
그 겨울,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문턱 어딘가에서
그는 조용히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