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왜 이렇게 싸가지 없냐고요?

당신도 그땐 미움받았어요

by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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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진짜 싸가지 없어."

식당에서도, 회식 자리에서도 자주 듣는다.

인사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툭툭 던진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그땐 싸가지 있었나요?"


그땐 당신도 미움받았어요

90년대 신문 기사들을 찾아보니 똑같은 말이 나온다.

"요즘 애들은 무례하고, 나약하고, 버릇이 없다."

1994년 조선일보: "요즘 젊은이들, 기성세대 무시하는 풍조 심각"

1987년 동아일보: "신세대의 이기주의, 어른 공경 사라져"

더 거슬러 올라가니 더 웃겼다.

70년대엔 "청바지 입은 대학생들이 전통을 파괴한다"고 했다.

60년대엔 "록음악 듣는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와 단절됐다"고 했다.

놀랍게도 지금 어른들이 젊었을 때, 그들도 누군가에겐 싸가지 없는 세대였다.

세상은 변했지만, "요즘 애들 왜 이래?"는 세대 불변의 유행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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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음은 '나이' 문제지, '세대' 문제는 아니다

40대 직장인 김 과장이 웃으며 말했다.

"90년대 중학생이었을 때 어른들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게임만 하는 애들', '예의 없는 세대'였어. 근데 지금 나도 MZ세대 보면서 똑같은 말 하고 있어."

지금 세대는 수평적이고, 자기표현이 강하다.

예전처럼 "윗사람한테 조용히 말 잘 듣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싸가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근데 그게 진짜 무례해서일까?

그냥 방식이 다를 뿐이다.


우리 뇌가 그렇게 생겼어요

심리학자들은 이걸 '세대 건망증'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자신이 젊었을 때 받았던 비판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세대에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

뇌과학 연구 결과:

사람의 가치관은 25세 이후 굳어진다


30대 이후에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40대가 되면 자신의 청춘 시절을 '미화'하기 시작한다

결국 '요즘 애들 문제'는 생물학적 현상이었다.


진짜 문제는, 이해하려 하지 않는 태도

20대 직장인 이양이 말했다.

"저희도 예의는 지켜요. 다만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에요. 기성세대는 형식적 예의를, 저희는 실질적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의는 시대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이걸 무시하고 "요즘 애들 문제야"라고만 말하면, 정말 문제인 건 우리가 나이든 방식으로만 세상을 본다는 것.

싸가지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늙은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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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아니라, 시선이 문제일지도

세대 갈등의 진짜 원인은 이거다:

경제적 격차. 청년 실업률, 부동산 가격 상승. 사회 구조 변화. 개인주의 문화 확산. 소통 방식 변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증가.

'요즘 애들'을 탓하는 건 이런 구조적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래도 답은 있다

결국 답은 하나다.

서로 다른 세대임을 인정하고,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

40대 부장님이 "고생했어" 대신 "수고했습니다"라고 하는 것처럼. 20대 직원이 "네, 알겠습니다" 대신 "확인했습니다"라고 하는 것처럼.

작은 노력이 큰 변화를 만든다.



"요즘 애들 싸가지 없다"는 말,

혹시 너무 익숙하게 쓰고 있진 않나요?

다시 묻고 싶다.

젊었을 때의 당신은, 정말 싸가지 있었나요?

아니면, 기억만 미화한 걸까요?

다음에 '요즘 애들' 이야기가 나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아, 내가 그들 나이였을 때도 똑같은 소리 들었지."

세대 갈등은 영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 갈등을 '이해'로 바꿀 수 있는 건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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