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녹아들지 못한 나를 부처님 앞에서 마주했다.
요즘 ‘자기 통제’를 위해 다이어트 중이다.
다이어트 6일 차. 주!! 말!!
‘주말에도 이겨내야 하는 거 아닌가?’
‘닥치고 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다이어트를 ‘자기 통제‘를 위해 시작했고,
다이어트만큼 중요한 건 평일 내내 나와 함께 절제해 준 남편과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냥 먹기로 했다.
감정이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한 의식적인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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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는 건 좋았지만,
나는 남편에게 계속 짜증을 냈다.
사진을 찍어줘도 짜증, 안 찍어줘도 짜증.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 채,
지금 순간을 놓치고 있었다.
그의 말과 행동, 배려하는 마음을 보지 못했다.
내가 원하고 있는 모습을 자꾸 ‘이상적인 장면’ 속에 가두고,
지금 있는 이 현실을 불만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불국사에 갔다.
부처님 앞에 앉아 ‘소원을 빌어야지! 생각했지만,
막상 마주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 소원이라는 것이
이 장엄한 기운 앞에서는 너무 작고, 산만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머릿속에 ‘번뇌’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나는
지금의 나와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내가 바라던 외부의 모습’에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그게 나를 괴롭히고,
내 마음과 머리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진짜 원했던 건,
예쁜 사진도, 이상적인 그림도 아니었다.
남편과 함께 보내는 밀도 있는 시간,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녹아는 ‘우리만의 시간’이었다.
그걸 인식한 순간,
머리고 조용해졌다.
그리고 다행히도,
일요일 저녁은 편안하게 마무리되었다.
진짜 평화는
어떤 완벽한 순간에 도달했을 때 오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고, 그 안에서 나를 느낄 때 오는 것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되고 있다.
이 주말, 나는 번뇌로 흔들리기도 했고,
짜증도 냈지만,
결국 돌아왔다.
나와, 우리에게 집중하는 자리로.
그건 분명히,
나만의 Melted time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