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하루
누군가가 말했다.
“내년 1월쯤 들어갈 자리를 봐두고 있어요. 관장님께도 여쭤보려구요.”
예의였다.
1년 전부터 자기 도장을 준비하겠다고 했던 두 사람이,
이제는 그 계획을 현실로 옮기려 한다.
그 말 한마디가 반갑기도 했다.
누군가가 먼저 움직여주기를 바라기도 했고,
정중하게 마무리하려는 그 태도에 안심이 되었다.
반면,
가족은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사범님 두 사람이 연말에 도장을 그만둔다는 것도,
나 역시 이곳을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도,
아는 것 같지만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
5개월 남았다.
누군가는 준비해야 할 시간이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없다.
그리고 오늘,
“그럼 우리는 뭐 먹고 사나..“
엄마가 입을 열었다.
그 말이 너무 숨 막혔다.
모든 무게가 나에게로 밀려온 느낌이었다.
나는 그 순간, 더 빨리 떠나고 싶어졌다.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인생 30년이 담겨 있는 이 곳을 놓아야 하는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결정이 얼마나 쉽지 않을지 알기 때문에…
또.. 마음이 짖눌리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공간을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누군가를 또 나를 원망하는 글이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그저 나는 오늘,
’나만 떠날 준비가 끝난 것 같아 조금은 조급하고, 외롭기도 하고, 책임감에 눌려지는 느낌이 들었던 날‘ 을 살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