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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기행문 0

파리 초행자의 실시간 기록

by 꿀꿀아빠 Feb 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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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을 결심하게 된 건 23년 여름이었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35년 가까이 파리에 살고 있는 이모(막내 이모다. 어려서부터 프랑스이모라고 불렀다.)가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이모는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만두(아내)를 한껏 들쑤셨고 귀 얇은 만두는 홈쇼핑 상담 예약 남기듯, "가겠다"고 선언했다. 나의 최종 승인까지는 그 후로도 몇 달이 걸렸으나, 결국 24년 2월 파리행 티켓을 예약했다. 추석 연휴를 포함한 9월 중순의 8박 9일 일정으로, 파리는 패럴림픽을 포함한 올림픽 기간이 끝나고 일주일 후의 시점이다. 과연 그날이 오기는 할까 하고 살아가다 보니 어느덧 올림픽을 개막하고, 조금 있자니 패럴림픽까지 종료가 된다. 몇 밤을 더 자고 나니 마침내 출국일이다.


티켓팅을 한 순간부터 출국에 이르기까지 마냥 논 것은 아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행만큼은 학구적으로 임한다. 한 번 갔을 때 본전을 뽑자는 생각으로 틈틈이 공부했다. 프랑스 역사, 미술, 박물관 소개 책, 관련 에세이 등을 15권 정도 쭉 읽고 나니, 이제야 파리를 글로는 좀 배웠다. 여행 관련책자는 읽지 않았다. 베테랑의 노하우가 압축 요약된 정답지임에 틀림없으나, 답을 보고 베끼는 부정행위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막 무렵에는 실질적인 계획을 위해 틈나는 대로 구글맵을 켰다. 각 명소의 위치에 대한 느낌과 거리감도 생겼다. 글로 배운 파리와 구글맵을 조합하여, 나름대로 최적의 여행계획을 세밀하게 세웠다. 이모의 집이 숙소로 제공될 예정이라 숙소 찾는데 시간 쓸 필요는 없어, 동선을 짜는 데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었다.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그럴싸한 계획이 완성되었고, 이제 떠날 날만을 기다린다. 


이 글은 나와 만두, 윤형이(딸)로 구성된 세 가족이 하루의 여행을 끝내고, 날마다 작성한 일종의 기행일기이다. 처음 파리를 방문한 여행자가 보고 듣고 느낀 부분을 실시간으로 적은 것이다. 주관심사는 경험한 문물에 대한 감상이다. 같은 파리를 보고 이렇게 생각을 하는 어느 관광객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보면 괜찮겠다.

여행의 꿀팁을 제공하거나, 좋은 식당을 소개하는 등 여행 가이드의 의도는 전혀 없으나, 기행을 따라가다 보면 알고 가면 좋은 부분이 보인다든가, 이곳은 꼭 가봐야겠다든가 하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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