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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계 방랑자 Apr 29. 2024

프로 편식러의 치앙마이 먹부림

백수 생활 N개월 차

 나의 편식 리스트를 적어 보자면

일단 초록색이라면 다 거부하고 보는 편.

양파, 마늘, 파, 콩, 해산물, 과일, 식감이 물컹한 무언가, 처음 보는 음식 등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충격적일 수 있는 조금이라도 익어버린 김치.

심지어 김치 없이 라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토종 한국인이다.


친구들과 밥을 먹을 때면 항상 나에게 묻곤 했다.

"이건 먹을 수 있지? 초딩 입맛아."


이렇게 편식이 심한 내가 해외에 나가서 밥 먹기가 쉬울 리가 있나.

 처음 보는 음식은 도전조차 하지 않았었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인 입맛에 맞춰진 한국인에게 유명한 식당이라던가 맥도날드, KFC 등 누구나 아는 빅브랜드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빵으로 3끼를 때우기도 했었다.

그런 내가 치앙마이 현지인들의 숨겨진 맛집에서 똠양국수를 먹고 있다.


프로 편식러인 나에게 똠양은 치앙마이 여행에 있어서 최고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음식의 생김새만 보고 거부감에 편식을 하던 내가 똠양의 맛에 중독되어 버리다니.

이후 도전정신이 생겨 새로운 음식을 시키는 일이 많아졌다. 항상 성공만 하진 않았지만.


세상에는 내가 먹어보지 못한 특별한 맛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일인지 음식을 통해 알았다.


무엇이든 시도하고 도전해 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고,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라는 말보다 시도해 보고 느낀 것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조금은 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달까?


매번 음식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던 나는 여전히 까다롭지만 좋아하는 음식이 많아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것 또한 발전이 아닐까 싶어 쓰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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