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사이로 스며든 오늘이라는 감정
오늘의 햇빛은 그날의 빛을 닮아서 싫은 날이다.
커튼을 쳐본다.
빛을 다르게 만들어본다.
싫은 날로 오늘을 끝내긴 싫다.
그래서 책장을 연다.
페이지마다 다른 날들이 쌓여 있다.
기억이 아니라, 연습처럼.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쓰지만, 오늘은 단 걸 넣지 않는다.
커튼 틈 사이로 다시 빛이 스민다.
이젠 조금 덜 그날 같다.
어쩌면 오늘도
조금은 나를 닮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사소하게 반란 중이다.
내가 만든 일상이라는 감옥의 문을,
커튼을 여는 대신, 살짝 기울여본다.
아메리카노는 쓰지만, 마음만은 조금 덜 썼다.
그렇게
오늘은 죽지 않고 살아졌다.
딱 한 끼 분량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