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발견" 시즌 2
얼른 옷 입어!
부산까지 왔는데 숙소에만 있을 거야?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18시에 동백섬에 가자는 큰 아이의 말이!
급 체력이 방전된 짝을 제외하고,
두 아이와 길을 나선다.
뭐~ 큰 아이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나는 대한민국, 두 아이의 아빠이니까!
3월 부산의 밤 날씨는 아직 찬기가 가시지 않았다.
'근데... 여기가 동백섬 가는 길이 맞나?'
밤길이 낯설어,
자꾸만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앗! 포토존을 보니, 이곳이 동백섬인갑다.
'다행이다. 그래도 맞게 찾아왔구나^^;'
포토존을 사이에 두고,
아이들은 부산의 경치에 섞여든다.
조명을 머금은 바다 위 광안대교와,
하늘 높이 솟아오른 마천루의 빌딩이 아름답다.
액자 속 풍경엔 신비로운 마법이 일어난다.
보는 위치에 따라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다니!
2024년 국가명승으로 승격된 동백섬은,
퇴적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이다.
아이들과 멋진 다리를 지나,
잘 정비된 산책로를 천천히 걷는다.
밤이지만 조명이 잘 갖춰져 있어,
걷기에 불편함은 전혀 없다.
추운 겨울의 어느 날,
흰 눈 속에 피어난 붉은 동백은 과연 얼마나 아름다울까?
주책이다...
눈앞에 있는 동백만으로도 충분한데,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
누리마루 APEC 하우스를 지나면,
해운대 해수욕장이 지척이다.
가까이 보이는 부산의 바다 위,
휘황찬란한 빛들이 손짓을 한다.
작은 아이는 예쁜 풍경을 담아보려 애쓰고,
언니는 동생이 무엇을 하는지가 궁금하다.
'우리 막내는 작은 저 고사리 손으로,
부산의 어떤 풍경을 담아내었을까?
'철석철석' 파도소리가 부쩍 가까워졌다.
밤하늘과 대비되는 하얀색 포말이,
이곳이 해운대해수욕장임을 알려준다.
해운대의 백사장은 고즈넉하다.
마천루의 휘황찬란한 불빛이,
남해의 파도소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아이들의 그림자도 어느새 많이 자랐다!
우~와!
아이들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언니와 함께하는 모래놀이에,
막내는 유난히 신이 난다.
커다란 하트를 만들고,
손하트를 날리는 작은 아이의 등 뒤로 파도가 보인다.
아빠의 귀에는 파도 소리가,
우렁찬 박수 소리로 들린다.
아빠의 눈에 하얀 포말은,
흰 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관람객이다.
잘했어, 우리 딸!
부산의 백사장에서,
아이들은 한참이나 시간을 보낸다.
얘들아, 이제 그만 가야지^^;
근처 해운대 전통시장에서,
맛난 먹거리를 핑계로 겨우 아이들을 설득한다.
아이들과 함께한,
부산의 밤바다는 정말로 예뻤다!
해운대전통시장엔,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 거야?
부산까지 와서...
무려 시장에서조차, 우측통행을 하게 될 줄이야!
이 와중에 아이들의 쇼핑이 이어진다.
큰 아이는 왠지,
이번 여행 중 가장 신이 난 표정이다.
언니가 좋아하니, 동생도 마냥 좋단다.
아직 중학생인데...,
여전히 초등학생인데...!
'여자들의 쇼핑엔 나이가 불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선글라스와 함께 포즈도 취해보고,
이것저것 구경할 게 너무도 많다.
"아빠? 뒤돌아봐. 내가 사진 찍어 줄게"
헉~ 어디서 저만한,
미니 사진기를 꺼내 든다.
내 손은 자연스레 V를 그리며,
억지 미소가 피어난다.
"그... 그래. 잘~ 찍어줘^^;;;"
시장의 마지막 코스는 엽서샵(?)이다.
아기자기한 엽서들과,
부산의 우표, 예쁜 기념품이 즐비하다.
근데, 우리 이제 가야 하지 않을까?^^;
무려 17,752보를 걸었기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택시를 탄다.
작은 아이의 짧은 다리를 감안하면,
20,000보가 훨씬 넘었으리라...
어우~ 다리 아파 TT
택시를 타기 위한 핑계로,
시장에서 먹거리를 잔뜩 구매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21시가 조금 넘어 숙소로 돌아오니,
새삼 25층의 높이가 실감이 난다.
길가의 자동차들이 마치 장난감 같다.
오후에 큰 아이의 일침으로 먹지 못했던 맥주에 얹어,
막걸리 한통을 야무지게 비워본다.
캬~ 힘든 노동(?) 끝엔,
역시 막걸리 한잔이 제격이다.
알딸딸한 기분과 함께, 부산의 밤이 지나간다.
숙소의 통창을 통해,
조명을 받은 광안대교가 빛나고 있다.
"부산의 밤은, 정말인지 아름다웠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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