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 홀투어
그동안 뭘 찾아봤느냐고 한다면, 답은 전혀다. 나는 이때 이직을 진행 중이었다. 결혼이고 나발이고 당장 면접준비로 인해 정신이 쏙 빠졌었다. 그리고 이직한 회사는 입사 시기가 나빴는데, 정말 바쁜 기간에 투입되어 해뜨기 시작할 때 출근하고 해가 다지고 퇴근했다. 이런 상황에 나의 배우자와는 연애 초기였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는 데이트를 해야 하는 정신없는 생활이 반년가량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홀투어 연락이 오자마자 반갑고 설렌다기보다는 짜증이 더 솟았다. 그리고 배우자는 전적으로 내 의견을 존중하였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수도권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해서 위치 선정조차 힘들어했다. 이렇다 보니 홀투어에서도 플래너님의 활약이 생기는데, 원하는 지역이나 원하는 예식장, 조건등을 나누면 추천을 해주시고 선택한 예식장에 상담을 예약해 주신다. 예비부부들이 불나게 전화기를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인기 있는 웨딩홀은 전화예약도 혼자힘든 경우가 많은데 웬만해서는 플래너님과의 카톡정도로 투어 예약이 손쉽게 가능하다. 정말 예약 자체가 힘든 곳은 원하는 시간대에는 힘들 수도 있다.
다행히 지역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게, 우리는 친인척이 모두 경상도에 거주하고 있어서 KTX가 닿아야 했고 우리 부모님의 집이 광명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광명에서만 찾아보기로 했는데, 여기서 조금 아쉬운 건 생각보다 친인척분들이 많이 참가하지 못하셔서 지역보다는 최소보증을 조금 더 염두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딱 1년 전 11월 예약을 위해 11월 첫쨋주에 상담을 시작했다. 광명에서는 호텔을 제외한 일반 웨딩홀은 딱 두 곳이었고, 우리는 토요일 하루에 2시간 텀으로 상담예약을 했다. 상담자체는 한 시간 정도로 걸렸던 것 같았다. 우리는 또 시간대가 잘 겹쳐서 견적과 동시에 본식 진행을 볼 수 있었다. 이건 참고로 비공개 예식이 있을 수도 있고, 남의 결혼식이니 사진촬영이나 동영상촬영 후 공유하는 건 매우 실례이다. 가끔 모 웨딩회사의 포인트 때문에 남의 결혼식을 멋대로 촬영 후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실례인 경우임을 알길 바란다.
한 곳은 워낙 유명한 곳이었다. 홀 자체도 예쁘고 음식도 맛있기로 소문이 났던 곳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을 하지 못했다. 황금시간대에 해야 했기 때문에 최소보증이 100명 이상 차이가 났고, 식대도 만원 차이가 났으며 대관료는 몇백 차이가 났다. 굳이 따지면 다른 하이엔드 식장들에 비해서는 콧방귀도 못 뀔 금액이긴 하지만 우리는 손님도 그다지 많지 않을 예정이었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차선책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예전에는 웨딩홀 투어와 함께 식사 시식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계약금을 걸어야 시식권을 나눠준다. 시식이란 게 계약 전의 체크리스트가 아닌 웨딩홀 계약의 사은품 포지션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건 몰상식한 커플들이 주말에 웨딩홀투어 목적이 아닌 무료식사기회로 악용하는 경우로 바뀌었다지만, 웨딩홀에서 식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닐 텐데 이렇게 바꿔버리는 게 맞나 싶었다. 그래서 나중에 들은 방법은, 웨딩카페나 웨딩단톡방에서 원하는 예식장의 식사권을 구매하거나 품앗이나 하객알바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먼지 같은 팁인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같은 날에 모든 홀의 투어를 할 수 없다면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드는 웨딩홀을 맨 나중에 상담을 받으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당일 계약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당일 계약혜택이 그렇게까지 큰 경우를 본적이 없고, 아무래도 당일계약이 아니라도 말을 잘한다면 혜택이 유지되기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추가 서비스라고 해도 당연히 해줘야 하는 서비스를 생색내며 넣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 같은 경우는 예식 도우미를 서비스라고 적어놓았길래 황당했다.
우리는 딱히 더 볼 것도 없었기에 당일 계약을 하긴 했다. 그리고 장거리로 인해 더 비싸고 최저보증인원도 높은 황금시간대에 계약했는데, 갑자기 배우자 부모님 측에서 시간이 너무 늦는 거 아니냐는 전화가 왔다. 우리는 순식간에 머리가 뜨거워졌지만, 곧바로 전화 와서 그 시간대가 맞는 거 같다고 하셔서 다행히 머리가 터지지 않고 종결되었다.
그런데도 어디서 소통이 꼬인 건지 모르겠는데 배우자의 아버님이 날짜와 시간에 상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서운한 기색을 내비쳤다. 우리는 둘 다 어리둥절했다. 그동안 대화는 대체 누구랑 한 것인가 말인가? 하지만 이것은 머리에 열이 오르는 불씨도 되지못했다. 우리는 둘 다 이야기드렸잖아? 하고 넘어갔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 정도에도 스트레스받아 못 넘어가면 갈길이 아주 험난하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