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 수많은 선, 평행선, 화살표, 일직선
다름을 도형으로 표현해볼까 한다.
첫 번째, 다름의 인지 : 수 많은 선
20대 초반의 나의 선은 뚜렷했다. 그래서 나 이외에 다른 선들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었다. 한국을 떠나 호주라는 타지에서 친구와 함께 1년간 생활하면서 타인과 부딪히다 보니 세상엔 나와 다른 선들이 무수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다름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다름의 형태 :평행선
연애를 통해 다름의 또 다른 형태를 알게 되었다.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과 그것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다르다. 인지만으로는 다름을 이해할 수 없다. 내 머릿속에서는 상식밖의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졌다.
연인과의 다툼에서 도대체 나의 생각과 왜 이렇게 다르고,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일 수 없어 싸우는 걸까? 하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다툼과 싸움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서로 같아질 수 없기에, 닿을 수 없는 평행선이기에, 끊임없이 싸운다는 것을 알았다.
연애의 끝은 평행선을 알게 되는 순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세 번째, 다름의 정도 : 화살표
숫자에는 크고 작음이, 양에는 많고 적음이 있듯이 다름에도 정도가 있더라.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다름과 그럴수 없는정도의 다름.
다름의 정도가 가장 심할 땐 서로가 반대 방향을 보고 있는 화살표가 된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다름에 대해 충분히 알아왔고, 어떤 다름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나의 큰 오산이었다.
네 번째, 다름의 이상 : 일직선
내가 바라는 다름의 이상은 일직선이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두 개의 선이 하나의 선으로 합쳐질 수 있는 것. 이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지, 나에게 찾아오기는 할 건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현실에는 일직선이 없는데 내가 이상을 바라는 건가 싶다.
완벽한 일직선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맞춰야 일직선이 되어가는 건지 날이 갈수록 어렵게만 느껴진다.
결국 다름에는 다양한 형태의 다름이 있다. 다름을 이해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하지만 다르기 때문에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