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지속하기 위해 버티기, 누르기, 빠져나오기
창문 틈 사이로 여름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낮 동안의 후덥지근한 공기가 한결 가시고, 선선함이 낮게 깔리는 새벽. 맞은 편 창가에 유일하게 켜져 있던 불을 마지막으로, 온 동네가 잠든다.
고즈넉한 시간 속에 누군가는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하고, 누구는 내일을 위해 잠을 쫓는다.
낮과 반대로, 새벽은 그윽한 에너지로 충만해진다.
우리는 그 시간 동안 창작에 활기를 가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뿐더러, 대단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 일을 놓치고 싶지 않기 위해 꾸준한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어둑한 미래를 눈앞에 둔 채, 매일의 루틴을 지켜나가며 발 아래 작은 빛을 의지해 천천히 걷는다.
우리는 자주 고민한다.
‘예술을 지속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창작자의 삶의 형태는 멋있지도, 거창하지도, 자유롭지도 않다.
해내야 하지만 만족할 수 없고, 정답은 없지만 모호한 형식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속에서 자주 넘어지고, 쓰러진 누군갈 발견하며, 절뚝이는 다리로 서로를 부축한다.
이 책은 기약 없는 시간을 견디며 꾸준한 창작을 이어가는 이에게 전하는,
세 여성 창작자의 ‘버티고, 누르고, 빠져나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