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센터에서 여러 옷들을 경험하다
세 번째 수업 날이었다.
오늘은 옷의 본을 떠서 셔츠를 만드는 수업이었다.
처음 해보는 거라 익숙하진 않았지만, ‘하면 할 수 있겠지’ 하며 천천히 따라 했다.
등판이라 불리는 부분을 만들고, 앞판을 만들어 천 위에 올려 그대로 자른다.
처음엔 그냥 천이었는데, 모양에 맞춰 자르니 ‘이제 준비되었구나’ 싶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냥 천 같던 내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자르고 꿰매다 보면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여러 생각이 떠오르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오늘 안에 완성해야 한다.
잘라놓은 천 조각들을 재봉틀로 하나씩 이어붙였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두 천이 이어지며 길이 생겼다.
조각이었던 것들이 하나의 옷이 되어간다.
단추를 달고, 단추 구멍은 기계에 넣어 만들면 완성이다.
‘셔츠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였구나.’
기성복을 살 땐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색깔은 어떤지, 핏은 어떤지만 본다.
그런데 내가 직접 만들다 보니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아, 이게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집에 가서 자랑하다 보니 어느새 늦은 밤이 되었다.
이렇게 셔츠를 만들다니.
뿌듯함이 그지없었다.
며칠 뒤, 수업 날이 또 다가왔다.
오늘 만드는 건 바지였다.
바지 허리에 고무줄을 넣고, 옆선과 주머니를 만드는 수업이었다.
지인의 수선집에서 어깨너머로 보았던 덕인지 어렵지 않았다.
허리를 뜯고 고무줄을 넣고, 옆선을 뜯어 안감을 넣고 줄이고, 주머니도 만들어봤다.
참 재밌었다.
다음엔 수선집에서 가장 자주 하는 바지 길이 줄이기, 밑단 작업을 한다고 했다.
이미 아는 거 같지만, 다시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리고 그다음 수업.
예고했던 대로, 바지 밑단을 줄이는 수업이었다.
혹시 이런 경험 없었는지?
수선집에 갔더니 “이건 손으로 떠야 해서 추가 비용이 들어요”라는 말.
‘그냥 밑단 뜯고 재봉틀로 드르륵 하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그게 옷에 따라 다르다는 걸 이제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슬랙스나 정장 바지처럼 얇고 맨들맨들한 천은, 밑단을 손바느질로 떠야 한다.
그걸 재봉틀로 박아버리면 예쁜 핏이 사라지고, 겉에 재봉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핏이 눌려버려서 바지가 이상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손으로 직접 바느질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니 당연히 비용도 올라간다.
반면, 우리가 평소 입는 면바지나 캐주얼 바지는 재봉틀로 박아도 괜찮다.
원단이 단단해서 실밥이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
가장 힘든 건 두꺼운 청바지다.
재봉틀 바늘이 천을 못 이겨서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그 위험을 감수하고 작업하기에, 추가 비용이 붙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손님들은 잘 모른다.
바지 수선 수업을 마치고 느낀 건,
수선도 ‘아는 만큼 보이고,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이전 수업에서는 쩔쩔매며 시간 안에 끝내기 급급했는데,
오늘은 조금 여유로웠다.
‘다른 것들도 잘 해낼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