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食道樂, 건강한 식도食道, 먹는 즐거움樂
우리는 성장하는데 필요한 물질, 생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거의 모두 음식을 통해서 얻고 있다. 그만큼 건강 상태를 완전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서 식습관은 중요하다. 무엇을 먹는가 만큼 중요한 위치에 '언제 먹는가?'에 대한 답이다. 아무 때나 먹는 나쁜 식습관은 역류성 식도염, 위염 그리고 과민 대장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식습관, 그중에 규칙적인 식사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언제 먹는가?'에 대한 대답은 우선 내리고 그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하나, 하루 2~3회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라. 둘, 간식은 가능한 하지 마라. 셋, 늦은 시간에 먹지 마라"로 요약할 수 있다.
자신의 소화 속도와 대사 속도, 열량 소모량에 맞는 끼니와 식사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거대 영양소를 포함한 식사를 꼭 아침 점심 저녁 3번에 걸쳐서 할 필요는 없다. 육체적 노동을 많이 하는 경우는 4~5회 식사를 해도 괜찮을 것이다. 또 하루 종일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1~2끼 식사를 해도 큰 무리가 없을 수도 있다. 자신의 소화와 대사 속도, 소모되는 열량을 감안하여 식사 횟수를 정하되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면 된다. 도시 생활을 하는 현대인이라면 2~3끼면 충분하다.
우리의 몸에는 생체시계가 있어서 시간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절되는 기능이 있다. 생체 시계의 조절에 따라 호르몬의 분비가 달라지고, 자율신경의 활성도도 변화된다. 우울증 약으로도 쓰이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햇빛을 받으면 생성되고, 해가 지면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으로 변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낮동안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긴장과 집중력을 높이며, 밤에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도 진정되어 늘어지게 된다. 체온에도 일주기가 있다. 아침에 가장 낮고, 오후가 되면 체도 함께 올라간다. 대사의 속도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호르몬과 자율신경의 변화는 식욕에도 영향을 주며, 위장관의 운동, 소화액의 분비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불규칙한 식사 시간은 생체 시계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항상성과 건강 상태를 더 불완전한 상태로 유도할 수 있다.
식사시간이 되면 우리 몸은 소화흡수를 준비한다. 음식을 받아들이는 곳은 위이므로 식사시간에는 위가 활발하게 반응하여 준비를 한다. 위산분비를 준비하고, 위벽을 보호할 점액도 분비하여 충분하게 발라서 코딩을 해놓는다. 배고 고픈 것이 약간의 속쓰림과 비슷한 느낌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업무나 회의에 밀려서 식사 시간을 놓치게 되거나 또는 배가 고프지 않다는 이유로 시간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다. 기껏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는데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식사 시간에 제때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위산이 묽어지지 않고 강산으로 남아 있으며 위점막을 손상시키게 된다. 새벽이나 공복에 속쓰림이 심해지는 이유이다. 음식은 없고 위산은 분비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시한 자극을 받아서 증상도 심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허기 몰려오는데, 이때 허겁지겁 빠르게 먹고 과식을 하게 된다. 이것은 식당의 휴게 시간에 단체 손님이 들어왔는데,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된다. 쉬려고 준비했던 위장이 일을 하면서 위장의 피로가 누적되어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남들과 같은 식사시간이 아니라도 자신이 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면 생체 시계가 또 그에 맞춰서 절이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이 이랬다 저랬다 한다면 위산분비와 위장 방어인자의 균형이 깨지고 위장 피로가 증가되어 위염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된다.
잦은 간식 때문에 만성 위축성 위염, 역류성 식도염 그리고 과민 대장증후군의 위험이 증가한다.
사람의 위장은 하나이다. 한번 음식을 먹고 나면 하부식도 괄약근으로 걸어 잠그고, 위산과 위액을 분비하여 주물럭주물럭 해서 죽으로 만들어 십이지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하나의 공정이다.
식사 시간 중간에 간식을 하게 되면 하나의 공정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음식이 들어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쯤 익은 밥에다가 다시 쌀을 한 줌 넣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위장은 어느 장단에 맞춰서 공정을 진행하겠는가? 만약 새로 들어온 음식에 맞춰서 새로운 공정이 시작되면, 먼저 소화되고 있던 음식에서는 이상 발효가 생기게 되며, 먼저 들어왔던 음식에 맞춰서 공정을 마무리하면 나중에 들어온 음식은 덜 소화된 상태로 장으로 내려가게 된다.
음식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이 증가한다. 새로운 음식에 맞춰서 위산이 더 분비되고 위장운동도 활발해지기 때문에 위점막도 손상될 수 있으며, 위산의 역류도 더 잘 일어나 역류성 식도염이 되는 것이다.
위에서 덜 소화된 상태로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게 되면, 장에서도 소화에 부담이 된다. 위산억제제를 장복하면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장에서 칼슘의 흡수가 저하되기 때문이다. 덜 소화된 음식물에 장에 있으면 장에서 음식이 머무는 시간이 증가되며 장내 부패가 진행되고 장누수증후군에 의하여 만성 장염이나 과민 대장증후군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또 장누수증후군이 있으면 덜 소화된 음식물인 조박이나 흡수되지 말아야 하는 수분인 수독, 장내 세균에 의한 내독소가 흡수되어 몸안에는 독소가 쌓이게 되며, 어혈병이나 담적병의 큰 원인이 된다.
위장도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위는 근육으로 된 주머니로 쉬지 않고 일을 하게 되면 지치게 된다. 위장의 일회 처리 용량 이상 음식을 먹는 과식도 문제지만, 쉬는 시간이 없어서 지속적으로 일하게 되는 잦은 간식도 문제이다. 위장 피로에 의하여 소화 기능의 장애와 소화불량이 생기게 된다. 사람마다 소화 능력에도 차이가 있어,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소화능력에 맞춰서 적당량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가 필요하다.
야식을 하면 역류성 식도염 낫기는 어렵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꼭 듣는 말이 있다. "야식 하지 마세요!"라는 말이다. 그만큼 야식은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킨다. 야식의 특성이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야식은 배고플 때 먹기 때문에 빨리 먹는다. 야식은 소화되기 힘든 기름진 음식인 피자, 치킨, 족발, 보쌈, 라면 등이 주를 이룬다. 야식은 몸보다는 머리가 원하므로 뇌를 자극하는 강한 음식이 많다.
늦은 시간에 먹지 말라는 것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위장이 비워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위에 음식이 있고 위가 운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게 될 것이다. 위산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꼭 조여주는 하부식도 괄약근은 교감 신경의 영향을 받아 긴장을 유지한다. 밤에 잘 때는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고, 교감신경의 활성도는 상대적으로 약해져 하부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지게 된다. 또한 누운 자세는 중력의 영향으로 위산이 대량으로 식도로 넘어올 수 있게 된다. 야식이나 과식 후에 새벽에 가슴이 불이 난 것처럼 아파서 잠이 때는 일은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늦은 저녁식사를 먹는 경우에는 심하게 아프지는 않더라도 위산의 역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조금씩 더 민감해지고 손상되면서 한계를 넘으면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불규칙한 식사시간, 간식 그리고 늦은 식사는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만성 장염이나 과민 대장증후군까지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또한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식도食道의 '언제 먹는가?'에 대한 답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