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편리함의 유혹에 사로잡히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다

by Justin

언젠가부터 우리는 인터넷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마트폰을 손에 넣으면서 가속화된 일이지만, 인터넷이 자체가 우리 생활을 변화시켰다는 원론적 이야기에는 크게 반론은 없을 듯 하다. 불과 10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회사에서의 생활은 어떠할까? 출근해서 매일 확인하는 인터넷 메일이 없다면? 그리고 정보를 찾아야 하는데 인터넷이 없다면? 세상에 벌어진 일을 알고 싶은데 인터넷이 없다면? 그리고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이를 호소할데가 없다면? 이 모든 일들이 인터넷이 없다면.. 현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일 것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을 편리해 졌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인터넷이 제공한 편리함의 우리의 사고마저도 편한 것에 익숙하게 된 것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논점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게 많을 것이다. 과학과 기술이 가져다 주는 선물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본질에 대한 문제보다는 용법에 대한 문제로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인터넷을 통해 우리의 사고의 틀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를... 생각이 얼마나 단순해 졌는지를 이 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단답식의 정답만을 원할 뿐이고 복잡한 논리학과 철학을 어려워 하고, 텍스트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영상문화, 급기야 최근에는 가상이라는 공간도 만들어졌다. 세상은 점점 여러가지를 말하고 생각이 필요한 책이 필요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바로 답이 될만한 정보가 수천개씩 뜨는 세상, 구글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 간다.


모두가 간단한 질문 만으로 원하면 답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많은 답들 중에서 다시 선택받기 위해 좀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내용, 간단히 요약해서 쉽게 알 수 있는 컨텐츠들로 변화되어 간다. 간단한 질문과 간단한 답을 원하는 검색자에 맞제 다시 인터넷 세상은 새롭게 세팅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면 할 수록 사고의 틀이 깊어진다'는 예로 부터 이어진 전언을 받아들인다면, 이 말이 어떤 내용을 뜻하는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문득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철학적 명제가 떠오르는 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 이 책에서 던지는 뇌구조의 변화까지도 들어갈 필요가 없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인스턴트 정보가 얼마나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심지어 생각 자체를 힘들어 하는 우리로 바꾸어 버렸는지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쉽고 편리한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인스턴트 음식'이 몸에 나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인터넷으로 빠르고 쉽게 얻는 '인스턴트 정보'가 과연 우리의 사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2010년 12월 4일자 뉴스위크지에 이런 글이 실렸다. 인터넷이 죽인 14가지.. 12가지야 물질의 발달로 자리를 내준 경우라 하더라도 13, 14번은 의미가 크다. 또 하나 '우리의 생각'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1. 스트립쇼ㆍ성인영화관 / 2. ‘나인투파이브’ / 3. 휴가 / 4. 진실(fact) / 5. 프라이버시 / 6. 비디오 /

7, CD / 8. 졸업앨범 / 9. 손 편지 / 10. 폴라로이드와 필름들
11. 전화번호부 / 12. 백과사전 / 13. 집중력 / 14. 예의 / 15. 생각





최근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의미를 우리 사회와 연결하여 생각해 볼 기회가 많이 생겼다. '생각없는' 정책과 '생각없는' 추종이 얼마나 사회를 어렵게 만드는지를... 위기의 시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적어도, 아니! 가장 중요한, why? 라는 물음표는 항상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우리의 생각없음을 이용 할 수도 있고 생각없는 누군가로 인해 우리의 삶은 더 피폐해 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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