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보는 15가지 인문학적 시선

유현준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다

by Justin

알쓸신잡으로 만난 사이


얼마 전 TvN에서 방영되었던 알쓸신잡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지식과 정보, 생각의 틀을 넓혀주는 프로그램으러 기억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한 PD의 식견과 아이디어 창출능력에도 찬사를 보내지만, 의도 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상상 이상의 넓은 세계를 대화로서 보여주는 여러 박사들의 인문학적, 과학적 지식들은 보는 나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 그 이상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시민 작가나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잡학스런 지식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일 것이고, 새롭게 얼굴을 비친 박사들의 면면과 이야기들은 나를 다시 무한의 호기심의 세상으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과학자의 대표격인 장박사도 앞으로 천천히 그 만의 세상을 보는 눈을 알아가고 싶지만, 우선 학벌 깡패 유현준 교수는 과거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었던 터라 그가 가지고 있는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은 욕구는 나만의 욕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공간 속 공감요소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제목에서 비치듯이 도시,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한 문제이다. 과거, 현재, 미래와 같은 시간적인 개념으로, 또는 우리나라와 세계로 분리되는 공간적인 개념으로서 건물을 포커스한 공간 사용법에 대한 이해에 관한 책으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내가 관심있었던 것은 우리의 삶으로서의 공간을 저자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가 궁금했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단순한 돈벌이로서, 명성과 금전을 획득하기 위한 투자수단으로서 바라보는 건 아닌지, 설령 그것을 숨긴다 하더라도 책 한 줄 한 줄에서 그런 인식을 독자들은 훔쳐낼 수 있기에 그가 쓴 책 중 가장 인기있는 책을 골라 TV를 보면서 들었던 느낌과 대조해 보는 과정은 독자인 나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유교수의 건축적 이상은 '자연, 사람, 다양성'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중심으로 자연을 이용하거나 군림하지 않고 공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은 좀 더 다양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강남이나 명동을 비교하며, 사람에게는 경험의 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서 모두 4~5M 간격 배치로 이루어져 있는 베트남의 중심가 상점들과 연결할 수 있었고, 현대 도시의 회색 빛 물결과 일괄적 디자인이 우리의 인생이 점점 단조로와 짐을 알게되면서 오히려 홍콩의 낡은 아파트의 빨래널이의 미학적인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어낼 수 있었다. 또한 펜트하우스의 권력적 요소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지루한 도시생활을 극복하기 위해서 도시의 공간배치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멀고도 가깝다고 표현할 수 있는 강남이 그속의 사람들과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도 알게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건축에서 공간이 선사하는 권력 지향성, 반대로 자연을 대하는 서양의 건축관과 과거 우리 건축물들의 자연과의 조화는 인상적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우러러 보게 만들었던 권력자들의 공간배치에서 승진하면 할 수록 창가 자리로 다가갔었던 나의 과거 셀러리맨 시절을 생각하며 자리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과 연결해 보는 것은 책을 마무리 하면서 이 책이 선사하는 신선한 상상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건축은 자연과 어울리는 것 - 건축의 힘


또한 산을 밀어내고 강을 덮어버리는 식으로 인간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건축이 자연을 억압하는 내용을 읽어내려 갈 때, 내가 살았던 용인의 자연환경이 점점 더 아파트 스카이라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생각나, 인간만을 위한 건축이 과연 필요한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결국 건축이라는 것이 돈으로 환산되면서 그것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심으로 귀결되는 아이러니는, 건축을 단순히 집값 상승의 요소로만 보는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런지.... 유현준 교수의 책이 단순한 건축서적이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에서 써 내려간 하나의 기획서라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은 나만의 섣부른 생각은 아닐 듯 하다.


도시를 바라보는 15가지 인문학적 시선으로서 이 책은 그만의 가치가 있으며, 특히 도시를 연구하고 도시 생활이 왜 이렇게 각박한지 궁금한 독자는 반드시 읽어 보야야 하는 책.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집과 관련된 책 중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컨텐츠가 풍부하고, 유교수가 좋아하는 '시퀀스'가 충분히 녹아있는 책. 건축을 모티브로 인간 삶과 자연을 섭렵하는 통찰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


처음에는 모두 아는 내용을 다시 한 번 리메이크 한 그저그런 책이라 여겼지만, 그것은 저급한 수준의 이해였음을 솔직히 고백하고, 책을 마무리 하면서 건축이 가지는 힘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작가는 알고 있는 듯 하다. 공간과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 언제든지 다시 한 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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