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와 토킹 헤즈

어쩔 수가 없다 & 스탑 메이킹 센스

by 빠른귀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 영화를 맛깔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한국 영화들 중 그의 영화가 몇 편씩 들어가있고,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복수는 나의 것>이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내가 몇 번씩이나 본 작품이다. 그의 가장 최근 작품인 <헤어질 결심> 역시 극장에서만 수 차례 봤을 정도로 현재 활동하는 한국 감독 중에서는 홍상수를 제외하고는 이 정도로 신작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감독이 또 없을 정도이다. 그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소설 <액스>를 각색했다고 들었을 때, 나는 당장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해서 읽었다.


사실 소설이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소설이 꽤 흥미롭긴 했지만 너무 투명하고 원색적인 블랙 코미디라서 읽다가 좀 지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스크린화 되었을 때 어떻게 나타날 지가 잘 상상이 가지 않았다. 먼저 생각났던 건 <킬링 소프틀리>였다. 연기 좀 하는 중년의 배우가 연기하는 킬러, 잔잔하지만 어느 정도 속도감 있는 범죄 영화. 더불어 이걸 연출하는 사람이 박찬욱이라는 점이 나를 더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물론 내용을 보면 사회 풍자 요소도 들어있거니와 그 요소가 지금 사회상과도 잘 맞아 떨어져서 각색만 잘 되면 꽤나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박찬욱과 이병헌이 JSA 이후로(쓰리, 몬스터가 있긴 하지만) 다시 만난다는 점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포인트였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의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나는 원작을 생각하지 않고 보는 편이 낫겠다고 확신했다. 내용은 직접 봐야 알겠지만 뭔가 원작과 비교했을 때, 온전히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가기 보다는 주변 인물들이 원작보다 더 비중 있게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역시 원작이 97년에 나온 미국소설이었던 만큼 대부분의 내용이 20년대 한국에 맞춰 바뀐 것 같았다. 원작을 알고 보는 게 나을 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베니스 경쟁에도 초청 받은 걸 보면 생각보다 영화가 잘 나온 거 같아서 기대감이 좀 더 차올랐다. 9월 개봉이니 금방 뚜껑을 열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탑 메이킹 센스>가 작년에 일본에서 아이맥스로 개봉했다는 글을 몇 개 보고 정말 부러웠었는데, 우리나라도 ★찬란★이 수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날아갈 거 같았다. 예전에 우연히 <Life During Wartime>을 듣고부터 그들의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했었다. 이 영화가 개봉할 거라는 기사를 접한 이후로 영화의 셋리스트를 포함해서 그들의 음악을 다시 왕창 귓속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 영화의 개봉이 기다려진다. 찾아보니 아이맥스 상영은 특별 상영회 정도만 상영하는 것 같지만, 그저 큰 스크린으로 열정적인 공연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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