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딩은 거들 뿐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조지 C. 울프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정보를 찾아보다가 작품의 감독이 원래 연극이나 뮤지컬을 연출했던 사람이라는 걸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연극 같은 방식을 차용하는 영화들이 더 이상 신선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느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 같은 부분들이 되게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제목과 주연 배우 정도만 알고 봐서 그런가 영화 초반부에는 내용도 구성도 내 예상과는 꽤 괴리가 있었다. '마 레이니'의 일생을 다룬 음악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 영화는 그녀를 중심으로 한 영화도 아니었을 뿐더러 음악이 전면에서 부각되는 영화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재미 없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물들의 발화를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배우들의 능청스러움과 더해져 굉장한 시너지로 나타났고, 특히 故 채드윅 보스만이 연기한 '레비'라는 캐릭터는 그가 생전에 가졌던 이미지와 겹쳐져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화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역사는 깊다. 미국에 사는 흑인들에게 이 영화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감히 나로서는 가늠해볼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