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항상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가
나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고, 어딘가로 떠나는 그 느낌 자체를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계속 떠나기만 했을 뿐,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단 한 번도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적어도 김영하 작가님의 [여행의 이유]를 읽기 전까진 말이다.
[카르페디엠: 현재를 즐겨라]
아 말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우리는 종종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 일과 중 하지 말았어야 할 혹은 했어야 할 일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또다시 밤이 되면 다가올 내일 해야 되는 일들을 생각한다.
[온전히 내가 현재 안에 머문다는 것]
여행은 바로 이 어려운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바로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기 때문에, 그토록 특별한 것 아닐까?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바로 떠나는 순간부터 온전히 내가 현재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전히 현재에 머무는 동안 내 경험은 생각으로 정리가 되고, 그 생각들이 모여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는 신비한 힘을 여행이 지녔기 때문이다.
저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생각해보면 언제나 이런 것이었다.
우리들의 정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로 다녀오는 여행이다. 여행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의 세계에 대한 놀라움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인 순간을 경험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김영하 <여행의 이유>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여행의 이유_P.51)
◆ 핀란드 여행하다 깨달은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 (총 1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