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칠한 편지] 카페에서 온 A

당신의 어제를 나의 오늘로 덧칠합니다

by 지다

안녕. 내 이름은 A입니다.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마워요.


나는 어느 작고 오래된 동네의 개인 카페에 있다가 당신의 아늑한 손으로 건네졌습니다.

그 카페는 나무 소재의 테이블이 운치 있는 작은 카페였습니다.

창문이 서향이라 카페 안에는 햇빛이 그리 넉넉하지 않게 비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햇살에 너울지는 작은 먼지들이 마치 눈송이같이 보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 고요하고도 영원 같은 광경을 나는 좋아했습니다.


새로운 주인, 당신은 커피를 좋아하나요?

나는 커피를 마실 수는 없지만, 커피가 주는 이미지만은 생생하게 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까맣고 조그만, 헝겊으로 잘 닦아낸 듯이 윤기가 나는 커피콩, 그것이 갈릴 때의 일정하고도 선명한 소리,

작은 공간을 가득 채우던 고소하고도 씁쓸한 그 내음 같은 게 내 몸에 배어있습니다.


그 기억을 전생처럼 가지고 당신에게로 왔습니다.

나에게 당신을 건네준 '덧칠'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빈티지란 당신의 어제를 나의 오늘로 덧칠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냐고.

나의 평온했던 이전 기억을 당신과의 행복한 기억으로 덧칠하고 싶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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