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보면 나 혼자 무언가를 유추하며 그리는 그림이 하나 있다..
그건 잘 생긴 얼굴도
큰 키도
멋지게 차려입은 옷도
그가 가진 지위나 재산도 아닌,
그가 머무는 집에서 그는 '어떤 아버지의 모습일까'를 그려보는 거다.
세심하게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 '참 자상한 아버지'구나
아이들의 공부를 가르쳐 준다고 하면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아버지'구나
또 간혹 아이들을 모아놓고 설교를 한다고 하면
'아이들을 크게 키우고 싶구나'등등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여러 가지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곤 한다.
마치 오래된 습관처럼
남자 속에 숨겨진 아버지의 모습을 엿보곤 한다.
그리곤 어릴 적 내 아버지와
지금 내 아이들의 아버지를 떠올려본다.
그러다 보면 이상하게도
세상 모든 아버지들이 다 위대해 보이고
자상해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제각각의 자리에서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처럼 의연하게 지키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위대해 보인다.
남자보다 상위에 있는 아버지란 이름이...
(2003.3.24)
대부도 일몰
여자 보다 '어머니'이란 이름이 위대하듯이
남자 보다 상위의 개념인 '아버지'를 그려봤던 짧은 글입니다.
2003년이면 내가 몇 살 때였는지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제 생각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매사에 관심이 많고
좀 더 섬세하고
지금은 무덤덤하달까?
'아버지'란 단어를 만나면 나의 아버지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직접 건네주셨던 이야기 보다 아버지가 머물던 자리,
땀내와 함께 배어 나오던 아버지의 체취.
그리고 멍하니 어디론가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뒷모습 등
이미지로 떠오르는 모습이 많습니다.
나의 아버지처럼 우리 아이들의 아버지는 또 어떤 모습일지,
내일은 물어봐야겠습니다.